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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그림자 금융' 단속개시…은행에 충당금 적립 명령

회사채 투자로 위험대출 은폐하는 행위 차단
그림자 금융 열 올렸던 소형은행들 '타격' 예상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6-05-03 07:52 송고 | 2016-05-03 13:49 최종수정
중국공상은행 로고© AFP=뉴스1 News1
중국공상은행 로고© AFP=뉴스1 News1

중국 규제 당국이 은행권의 투자상품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명령하며 '그림자 금융'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 조달러에 달하는 부실 대출을 마치 투자 상품처럼 보이도록 둔갑시키는 금융공학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주말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은감회)가 공개한 새로운 조치에 따르면, 은행들은 더이상 자산관리펀드를 이용해 자신들의 투자상품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없다. 또, 은행 대출에 기반하는 투자 상품에 대해 충당금(provision)을 채워야만 한다.
중국에서 그림자 금융은 5년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은행간 거래부터 자산관리상품에 이르기까지 위험이 높은 부실채권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약속했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중국에서 은행들은 복잡한 회계기법을 활용해 재무재표에 있던 대출자산을 덜어내 투자상품 자산으로 이동시켰다. 투자상품은 대출에 비해 충당금을 덜 쌓아도 되기 때문이다. 미래의 손실에 대비해 쌓는 충당금은 당장 은행에게는 비용이다.

이런 기법에 힘입어 은행들은 대차대조표에서 부도율도 낮출 수 있었다. 투자상품은 더 이상 대출처럼 취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투자용 회사채'는 중국 은행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 중 하나였다. 베이징에 위치한 위그램 캐피탈 어드바이저스가 103개 중국 은행들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들의 투자 회사채는 지난해 63% 늘어난 14조위안(약2457조4000억원)에 달했다. 일반적인 대출자산 규모의 16.5%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그림자 금융은 중국의 금융제도에 막대한 위험을 가한다. 다수의 금융상품들이 규제를 교묘하게 피해가고 고위험 투자를 촉진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홍콩에 위치한 리서치업체 샌포드씨번스타인의 웨이 호우 디렉터는 "이번 단속이 실행된다면 은행, 특히 소형 은행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 은행들은 그림자 금융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 소형 은행들은 추가 자본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4대 국영은행들 역시 지난해 대출 장부에서 충담금을 줄였다. 국영은행들은 충당금을 줄인 덕분에 지난해 가까스로 낮은 수익을 유지했다. 하지만, 당국의 명령대로 충당금을 확충하면 올해 은행 수익은 더욱 가파르게 감소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성명에 따르면 올 1분기 은행들의 대손 충당금 적립비율이 대부분 줄었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충당금 비중은 부실 대출 대비 141%로 법적 기준치인 1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중형급인 공업은행의 '투자용 회사채' 비중은 지난 1분기중 전체 자산의 36%에 달했다. 액수로는 2조 위안으로 지난해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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