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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만에 찾은 진실…파르르 떨리던 어머니의 두 손

징역 20년 선고…패터슨 재판 내내 담담, 선고 나자 한숨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2016-01-29 18:15 송고 | 2016-01-29 18:20 최종수정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 조중필 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가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아더 존 패터슨에 대한 살인 혐의 1심 선고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6.1.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 조중필 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가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아더 존 패터슨에 대한 살인 혐의 1심 선고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6.1.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패터슨을 징역 20년에 처한다."

2016년 1월29일 '이태원 살인사건' 재판부가 주문을 읽자 조중필씨의 어머니는 고개를 들고 아더 패터슨이 서 있는 곳을 바라봤다.  
패터슨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대부분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19년 동안 기다려온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

아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진 세월을 이겨낸 어머니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떨리는 모정까지 감추지 못했다.

선고기일이 진행되는 이날 어머니는 법정에 들어와 패터슨이 앉을 피고인석 쪽 방청석에 자리를 잡았다.

재판 시작 2분여를 남기고 어머니는 가방에서 붉은색 액상 청심환을 꺼내 몇모금 삼켰다.
하얀 손수건을 움켜쥔 주름진 손이 파르르 떨렸다. 두손의 손바닥과 손가락을 번갈아 주물렀지만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재판정을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두손을 모았다가 무릎 위에 얹었다. 반복되는 행동 속에 긴장감이 묻어나왔다.

가득 들어찬 150석 대법정에는 이따금 기침소리와 속삭이는 소리만 났다. 경위들은 불상사를 대비한 듯 매서운 눈으로 방청석을 응시했다.

오후 2시 하늘색 수의를 입은 패터슨이 재판부에 목례를 하고 들어섰다.

피고인석에 앉은 그는 방청석을 둘러봤다. 조씨의 어머니 쪽도 봤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재판은 순차통역으로 진행됐다. 재판부가 한마디 읽으면, 통역사가 영어로 바꿔 패터슨에게 전달했다.

패터슨은 어떤 표정도 없이 재판부와 통역사를 번갈아 보며 재판에 임했다.

"피고인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 현재까지 에드워드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면서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재판부가 양형 이유를 읽어내려가자 무표정으로 일관하던 패터슨은 고개를 두세번 가로 젓고는 푹 숙였다. 변호인의 얼굴도 일그러졌다.

답답한 표정의 패터슨은 재판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듯 연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오후 3시52분. 재판부는 주문을 읽기 위해 패터슨을 일으켜 세웠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조씨 어머니도 고개를 들어 재판정을 바라봤다. 함께 온 어머니의 지인은 눈가를 훔쳐냈다.

마침내 재판부가 패터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패터슨은 재판부를 향해 인사한 뒤 이해할 수 없다는듯 볼에 바람을 채워넣었다가 한번에 내쉬고는 경위들과 함께 검찰 측 뒷편 문으로 빠져나갔다.

슬프지만 오랜 기간 바라왔던 결과를 받아든 조씨의 어머니는 난간을 짚으며 힘겹게 내려온 뒤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시원하다"면서도 "고등법원과 대법원 결과를 기다려봐야 안다"고 소감을 밝혔다. 패터슨측 변호인은 패터슨의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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