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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위 '검열' 의혹…문화예술인 "사과·책임자 문책" 요구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5-09-22 15:27 송고 | 2015-09-23 18:42 최종수정
한국 문화예술을 염려하는 문화 예술인들 기자회견 © News1
한국 문화예술을 염려하는 문화 예술인들 기자회견 © News1

연극과 문학을 비롯한 문화예술계가 연대해 정부의 사전검열 의혹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작가회의, 문화연대, 서울연극협회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한국 문화예술을 염려하는 문화 예술인들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예술 검열을 중단하고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아르코문학창작기금과 창작산실 선정 과정에 개입해 정부에 비판적인 예술가들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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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시인 정희성, 극작가 오태영, 연출가 김태수, 문화연대 공동대표 임정희, 서울연극협회 박장렬 회장 등 50여 명의 원로·중견 문화예술인이 참석해 "한 줌의 권력을 위해 예술을 모욕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희성 시인은 "정치비판적 문인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얘기를 듣고서 참담한 느낌을 받는다. 가까스로 얻은 민주화의 성과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심한 모욕을 받은 느낌"이라며 "지금껏 후배들에게 돌아갈 좋은 기회를 뺏는 것 같아서 예술위 창작기금을 한번도 신청하거나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오태영 작가는 "나는 오래 살았다. 예전에는 비겁해서 앞에 나설 수 없었지만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서 앞에 나섰다"며 "표현의 자유와 창작의 자유는 원로 예술인들이 젊은 시절부터 독재 정권에 맞서 싸워온 결과 힘겹게 이루어낸 민주화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했다.

김태수 연출가는 "민주와 자유의 기본 뜻을 모르는 무리들과 이 땅에 함께 있다는 것이 분통하다. 우리부터 가만 있지 않겠다.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창작의 자유를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신진 연극인들의 모임 '대학로엑스(X)포럼'도 지난 20일 '검열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파행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국회는 이번 예술위 검열 사태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를 즉각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대학로엑스(X)포럼 성명서는 연출가 김재엽·윤한솔·전인철, 극작가 김은성·이양구·최창근, 연극평론가 김소연·이성곤·성수정 등 모두 40명이 공동 발의했으며 SNS를 통해 발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연극협회도 성명서를 발표해 정부의 사전검열 행태를 비판했다. 원로·중견 연극인들은 성명서를 내고 "사전검열 재발방지 약속과 문체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예술인 탄압을 통탄하는 원로·중견 연극인들의 성명서'에는 연출가 김석만·기국서·김아라·한태숙, 연극배우 권병길·손병호·김뢰하, 연극평론가 신현숙·김방옥·김미혜 등 모두 179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국가가 예술에 개입하면 결국 국가를 망친다는 것은 역사적 교훈을 통해 충분히 배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1일에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 등 7개 연극단체가 '예술 검열을 반대하는 연극 단체들의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해명하는 가운데 드러난 문화부와 예술위의 인식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반(反)예술적"이라고 꼬집었다.  

오는 24일에는 '검열을 거부하는 극작가들'(검거작가회의)이 모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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