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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한국 멈춘 수출②] 가격·중국·해외생산..수출 三重苦

글로벌 통화전쟁으로 국산품의 가격경쟁력 하락
외부 환경변화에 의존하는 '천수답식' 수출 구조

(세종=뉴스1) 최경환 기자, 민지형 기자, 이동희 기자 | 2015-05-23 17:44 송고 | 2015-06-01 16:40 최종수정
현대자동차 수출차량 선적부두에서 선적대기중인 차량들이 가지런히 정렬해 있다.(뉴스1 자료사진)© News1
현대자동차 수출차량 선적부두에서 선적대기중인 차량들이 가지런히 정렬해 있다.(뉴스1 자료사진)© News1

경제 성장의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 유럽이 주도하는 글로벌 통화전쟁으로 국산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다. 중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침체도 원인이다.


예전엔 환율이 오르고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회복되면 수출은 다시 활기를 찾곤 했다. 수출부진은 일시적 문제로 지나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환경변화에 의존하는 '천수답식' 수출 구조를 개선을 하지 않으면 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외부 변수에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국내 수출산업의 편중현상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다. 상품으로 보면 반도체, 자동차, 중화학에 몰려있다. 나라로 봐도 중국, 미국, 유럽 의존도가 높다.

◇中 성장둔화-수입구조 변화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수출 둔화, 구조적 현상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3년간 수출 증가율이 1970년 이후 최저"라고 밝혔다.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2000~2008년 11.9%에서 2011~2014년 1%로 급락했다.

강두용 KIET 선임연구원은 "수출 둔화는 상당 부분 구조적 현상"이라며 "세계 교역구조의 변화, 중국 성장둔화, 해외생산 확대 등이 수출의 구조적 둔화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국내 수출의 25% 내외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대상국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 10%대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지난 2011년부터 7%대로 성장세가 꺾였다. 특히 중국 정부가 가공무역 비중을 축소한 것이 한국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대중 수출 둔화가 금융위기 이후 한국 수출 둔화의 31%를 차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07년에서 2014년까지 중국의 중간재 수입은 7.8%포인트 줄어든 반면 소비재는 3.3%포인트 늘었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중국의 경제 구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천용찬 연구원은 "중국이 소비자 시장을 확대하고 수입품을 고급화하는 흐름에 한국이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여전히 중간재 중심의 (한국의) 수출구조가 고착화돼 있어 앞으로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화되는 저성장..세계교역량 감소

올해 1분기 세계 교역량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1.44%였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11.0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같은 교역량 감소로 한국 수출은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2.9% 줄었다. 4월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8.1% 감소했다.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를 종합하면 올해 전 세계 교역액은 전년보다 7~8%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출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자동차와 전자의 해외 생산 비중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차의 프랑스 판매량은 23.3% 증가했지만 수출은 34.9% 줄었다.

국내에서 생산해 프랑스로 수출하는 것보다 해외 공장에서 공급하는 한국차가 많다는 의미다.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체코, 슬로베키아, 터키 등 유럽 현지의 공장에서 차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 관계 속에서 환율이나 노사 관계 등 대내외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해외 생산을 늘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출 효자품목인 휴대전화의 경우 해외생산 비중은 더 높다. 지난 2012년부터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생산하는 스마트폰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반도체 역시 과거 해외생산이 '전(前)공정' 중심에서 '전후(前後)공정'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강두용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해외생산의 확대가 수출과 보완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수출 인프라와 마케팅 지원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yagoo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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