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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10명 중 6명, 매일 학생 비속어·은어에 시달려

한국교총, 한글날 맞아 교원 1400여명 설문…"58%, 언어습관 지도해도 변화없어"

(서울=뉴스1) 안준영 기자 | 2014-10-07 09:56 송고 | 2014-10-07 11:54 최종수정
한 고교 3학년 교실.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뉴스1 © News1
한 고교 3학년 교실.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뉴스1 © News1

초·중·고·대학의 교사와 교수 10명 중 6명은 학생들의 비속어나 은어 등 비교육적인 언어생활을 매일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교사 절반 이상은 올바른 언어 사용을 지도해도 학생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해 학생 언어 습관 개선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제568돌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및 교육전문직 14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언어사용 관련 전국 교원 인식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교원 61.4%는 '거의 매일 학생들의 비속어, 은어 사용을 보고 듣는다'고 답했다. 특히 중학교(76.6%)와 고등학교(일반고 78.7%·전문계고 75.7%)에서 비속어, 은어 사용이 상대적으로 더 심했다.

학생 언어 습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원인으로는 교원 38%가 '인터넷상의 비속어, 은어 범람'을 1순위로 꼽았다.
'TV등 공공매체의 부적절한 언어사용'(19.5%), 'SNS 등 소셜미디어의 확산'(13%), '가정교육 및 가족간 대화 부족'(10.8%)이 뒤를 이었다. 

학생들이 비속어, 은어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무의식적 습관화'로 보는 교원이 5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또래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37.1%), '비속어·은어가 재미 밌어서'(4%), '과시욕'(3.4%) 순이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비속어, 은어의 뜻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1.6%가 '절반 이상은 알지만 모르는 것도 적지 않다'고 답했다.

'절반도 이해하기 어렵다'가 31.6%, '거의 대부분 이해하기 어렵다'가 14.1%였다. '거의 대부분 안다'는 답변은 12.2%에 그쳤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쌤'으로 부르는 것에 대해선 '크게 거북하진 않지만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49.1%)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좋지 못한 언어 습관이므로 고쳐야 한다'(31.2%)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교원 절반(50.3%)은 모르는 비속어, 은어를 듣게 될 경우 '사용한 학생에게 뜻을 묻고 올바른 언어사용을 지도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이 겉으로는 수긍하지만 실제 큰 변화는 없다'는 답변이 58.2%에 달해 현장 지도만으로는 학생 언어 습관 개선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가 학생들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지적할 경우 지도 불응 등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답변(1.5%)도 있었다.

학생 언어습관 관련 학교 교육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제도·형식적인 면과 실제 운영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55%)이 절반을 넘었다. '충분하다'는 의견은 7.7%에 불과했다. 

학생들의 언어 사용시 부족한 영역을 묻는 질문에는 대화태도(43.7%), 듣기(34.3%), 말하기(15.8%), 자기표현(몸짓)(4.6%) 순으로 응답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요즘  학생들이 자기표현에는 상대적으로 능숙하지만 타인의 말을 듣거나 받아들이는 태도에는 문제점이 있다는 뜻"이라며 "학생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바른말로 표현하는 것과 더불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와 경청의 필요성을 더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필체에 대해서는 교원 93.5%가 '글씨를 못 쓰는 학생이 늘었다'고 답변했다. '별 차이가 없다'는 대답은 5.8%였고, '잘 쓰는 학생들이 늘었다'는 응답은 0.4%로 극소수에 불과했다. 

과거에 비해 학생들이 일기 등 글씨쓰기를 적게 하고 컴퓨터를 많이 활용하는 달라진 환경 탓으로 보인다.

한국교총은 시민단체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과 함께 그간 전개해왔던 '학생 언어문화 개선 사업'을 교사와 학생은 물론 전 국민이 참여하는 실천 중심 운동으로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전국 교원들의 학생 언어 사용 실태 인식을 정부와 사회, 가정과 학교가 엄중하게 받아들여 바른 말 고운 말 사용 확산을 위한 범국민적 운동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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