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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위헌결정 3주년…"자국민 인권 해결 못한 정부도 가해자"

정대협 "정부, 위안부 문제 해결 위해 적극 대일외교"
김복동 할머니 "박 대통령, 같은 여성으로서 위안부 문제 해결"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2014-08-29 11:35 송고
지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1141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왼쪽), 길원옥 할머니가 일본대사관을 바라보고 있다. 2014.8.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지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1141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왼쪽), 길원옥 할머니가 일본대사관을 바라보고 있다. 2014.8.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한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청구권 문제 해결 노력을 다하지 않고 있다'며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지 3주년을 하루 앞둔 29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하지 않은 한국 정부는 적극적 대일외교와 함께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대협은 이날 오전 10시쯤 청와대 분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20년 넘게 정의실현이 이뤄지길 기다려왔다"며 "자국민의 인권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무책임과 방관으로 일관해 온 한국 정부도 또 다른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헌재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이 명문화하고 있는 중재위원회 회부 등 한국 정부가 취해야 할 분쟁해결 절차와 노력을 의무로 부과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한일국장급협의가 세 차례나 이뤄졌지만 탐색전에 머무른채 실질적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6년 7월 위안부 피해자들은 한일 당국이 위안부 해결 의지가 없다며 헌재에 '부작위' 위헌 확인 소송을 냈고 헌재는 5년 만인 2011년 8월 '소모적인 법적 논쟁으로의 발전가능성', '외교관계의 불편' 등을 이유로 정부가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고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 할머니도 참석했다. 함께 참석하기로 했었던 길원옥(87) 할머니는 이날 아침 건강이 좋지 않아 오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일청구권 협정) 당시에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줬다면 우리가 늙어서 이렇게 고생을 안할 것"이라며 "따님이 대통령이 됐으니 같은 여성으로서 이 문제를 마땅히 해결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정부가 일본에 하루빨리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죄하도록 한 마디라도 해 주면 좋겠는데 아직까지 이렇다할 말이 없다"라며 "일본 정부가 과거 잘못을 깨끗하게 청산하고 사죄와 배상하도록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권오광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상임대표와 이상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희망나비 등 종교계와 법조계, 청년계 등에서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권 상임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 나라의 여성 문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인권의 문제로 존중돼야 한다"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사 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맨 앞 자리에 초청한 것은 역사속에서 희생됐던 할머니들의 인권을 회복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정부가 이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천주교 등 5대 종단에서도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단순히 정대협이나 희망나비 등의 단편적인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8일 방한 중이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집전에 앞서 맨 앞자리에 앉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위로했다.

김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비롯해 모든 여성들이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긴 '희망나비' 배지를 교황에게 선물했고 교황은 이 배지를 달고 미사를 집전했다.

한편 지난 2006년 당시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109명이었지만 5년후에는 피해자 중 절반 정도가 세상을 떠났고 생존자들의 평균 연령은 88세다.

지난 6월 '나눔의 집'에 거주하던 배춘희 할머니의 사망으로 현재 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55명(국내 50명, 국외 5명)이다.


dhs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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