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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관 공격 헐리우드영화서 영감?…'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 판박이

(서울=뉴스1) 이재욱 기자 | 2012-09-14 02:45 송고

영화 '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교전수칙)' 포스터 (사진=영화 포스터) © News1

이집트, 리비아 등 이슬람권에서 번지고 있는 미 해외공관 공격은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Rules Of Engagement)'를 떠올리게 한다. 리비아주재 대사 등 4명의 미국 외교관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의 전개가 이 영화와 판박이 닮은 꼴인 때문이다. 현재 미 정보 당국 주변에서 나오는 알카에다의 '9.11 기획 테러' 설이 사실이라면 이 영화에서 영감을 잡아 테러 계획을 짰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일단 이 영화의 무대는 예멘 수도 사나의 미국대사관이다. 사나 대사관은 11일 이집트 카이로 대사관,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에 이어 이슬람 시위대가 12일 공격한 곳이다. 이날 시위대의 격렬한 공격과 이를 막는 정부군의 충돌로 수십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 영화에서 미 해병대령 테리 칠더스(사무엘 잭슨 역)는 부대원을 이끌고 예멘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시위대를 진압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시위대는 여성, 어린이 등 비무장 시민들을 '방패' 삼아 교묘히 공격해 들어간다. 무고한 시민을 향해 무력 사용을 주저하는 사이 공관을 지키려는 미 해병대원들은 하나 둘 쓰러져 간다.

결국 전면 교전이 이뤄지고 3명의 해병대원과 80명이 넘는 시위군중들이 목숨을 잃었고, 칠더스 대령은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사살할 수 없다'는 교전수칙(rules of engagement)을 어겼다는 이유로 군사재판에 회부된다.

영화는 민간인 살상으로 이슬람권에 더욱 고조된 반미 분위기로 손상된 미국 국익이냐, 부하의 생명을 소중히 지켜야 하는 현장 지휘관의 책무가 우선이냐는 공방으로 이어진다.
한편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예멘 미국 대사관에서 발생한 반미시위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민간인 4명이 숨지고 34명이 부상당했다.

이날 시위대는 대사관에 들어가기 위해 밖에서 표지판을 뜯어내고 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대사관을 향해 돌을 던지기도 했다. 목격자들은 예멘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대사관 주변 건물 옥상에 병력을 배치했다고 전했다.

결국 시위대는 미 대사관 구내로 들어가 게양된 성조기를 끌어내 불태웠으나 물대포 등을 동원한 경찰에 막혀 대사관 건물 진입에는 실패한 채 밖으로 밀려났다.

이후 시위대가 다시 대사관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은 발포했고 그 결과 수십명의 비무장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예멘 시위대의 미국 대사관 습격사건을 진압한 쪽은 위 영화에 등장하는 교전수칙을 어긴 꼴이지만 이번에는 미군이 아닌 예멘 경찰이 이들을 진압했다.

수십명의 비무장 민간인을 죽이거나 다치게한 예멘 경찰은 앞으로 거센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classic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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