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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聯, 안철수 '5석 선전' 발언 놓고 논란

安측 "어려운 선거 상황 설명" vs 당내 일각 "후보자 모욕"

(서울=뉴스1) 김현 기자, 서미선 기자 | 2014-07-14 06:41 송고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 기장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준호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윤 후보에게 열심히 뛰라는 의미로 운동화를 선물하고 있다. 2014.7.13/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7·30 재보궐 선거와 관련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5석 선전' 발언을 놓고 당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안 공동대표는 13일 취임 100일을 기념해 출입기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냉정하게 보면 우리가 (차지하고) 있던 5곳만 현상유지해도 저희는 잘하는 선거"라며 "휴가철이어서 총선 때보다 투표율이 낮을 7·30 재보선 때는 (5석을) 지키는 것도 사실 벅찬 것"이라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의 이번 발언을 두고 당내에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측에선 실제 어려운 선거 전망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안 공동대표가 언급했듯 휴가철로 인한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 데다 진보정당 후보들의 출마로 야권 표분산이 우려돼 낙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안 공동대표측은 14일 뉴스1과 통화에서 "안 공동대표는 ‘이번 재보선이 쉽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그런 말씀을 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안 공동대표측 관계자는 "어려운 선거가 예상되는 만큼 야당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기 위한 게 아니겠느냐"라고 밝혔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이날 경기 수원을(권선) 재선거에 출마한 백혜련 후보의 선거사무소에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7·30 재보선은 새정치연합에 상당히 어려운 선거다. 이번 재보선 15개 선거구 중 9곳이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차지했던 곳이고, 우리 당이 이겼던 곳은 5곳 밖에 없다"며 "게다가 이번 선거는 한여름 휴가철에 치러져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안 공동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당내에선 '패배주의적 시각'이라는 등의 비판론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설훈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제대로 받아 가능하면 15석을 다 차지해야 한다"며 "선거의 전술상, '우리가 어려운 처지니까 우리 지지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달라'는 측면에서 5석을 운운하고 나올 수 있지만, 선거에 임하는 입장에선 15석을 다 이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는 10%의 가능성만 있어도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안 공동대표는 그런 말을 안 했어야 한다"면서 "안 공동대표가 너무 현실정치에 대한 감각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당내 대표적 '486 정치인'인 우상호 의원도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나와 "후보자들이 이렇게 많이 나왔는데, 몇 석 되면 이기느냐, 지느냐를 얘기하는 것은 후보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우리 후보 전원이 승리하기 위해 노력해야지, 몇 석이 돼야 이기고 지냐에 대한 평가에 신경쓸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서울 동작을)에 대한 전략공천에 반발했던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안 공동대표의 발언은 7·30 재보선 승리를 염원하는 당원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준 것"이라며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제발 언론에 나서지 말아달라"고 비난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전날(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안 공동대표의 발언은) 여당처럼 엄살을 피운 것이다. 지나친 엄살은 일선의 사기문제"라며 "전투 중 장수는 말을 달리게 해야 한다. 안 대표도 우리도 전승을 위해 뛸 때"라고 지적했다.

당내 일각에선 안 공동대표의 발언이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공천 갈등이 불거진 탓에 재보선에서 좋지 않은 성과가 나올 경우를 대비한 언급이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시각도 있다. 안 공동대표가 '재보선 책임론'을 비껴가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향후 선거결과에 따라 내홍에 휩싸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공동대표의 발언은 7·30 재보선용이라기 보단 재보선 이후용 발언"이라며 "이번 재보선 승패의 기준을 최대한 낮추면서 내년 3월까지인 당 대표의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근 공천 갈등 과정 이후에 나오고 있는 '조기 전대론'을 일축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공동대표와 가까운 표철수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선거는 정확한 상황 분석에 따라 해야지, 기분에 치우쳐서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당내 의원들이 선거에 대해 발언할 때는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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