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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올드보이' 전미 개봉…원작 뛰어 넘을까

스파이크 리 감독, "관중들도 가끔은 불편함 느껴야 한다"

(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1) 양은하 기자 | 2013-11-28 12:26 송고
미국판 '올드보이' 포스터© 뉴스1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리메이크한 미국판 '올드보이'가 27일(현지시간) 북미 전역 583개 관에서 개봉됐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번 영화에 주인공 조이(오대수 역)는 조쉬 브롤린, 그를 납치해 감금하는 아드리안 프라이스(이우진 역)는 샬토 코플리가 맡았다. 여주인공이자 조이의 딸 마리(미도 역)는 엘리자베스 올슨이 연기했다.

미국판 '올드보이'는 한국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문도 모른채 납치당한 조이 듀세트가 작은 모텔 방에서 20년 동안 지내다 사회로 되돌려 보내지며 납치범을 향해 무자비한 복수를 시작한다는 같은 줄거리이다.

리 감독은 극단적인 폭력과 고문, 근친상간이 담긴 박 감독의 어둡고 뒤틀린 예술 영화가 다루는 '복수'라는 주제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리 감독은 "어떤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어떤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나의 복수에 의지할 수 있어 (you can live off your revenge through somebody else) 영화에서 복수장르가 항상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연을 맡은 조쉬 브롤린(45)은 영화의 스토리를 남성의 역할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그리스 비극같은 고전적인 연극작품에 비교했다.

그는 "오페라 같은 분위기 때문에 말투가 매우 이상했다"며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과장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가 말하는 개념은 멋있지만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영화를 찍기 전 브롤린과 리 감독이 리메이크 승인을 받으러 박찬욱 감독을 찾아 갔다. "박 감독이 행운을 빌어 주었다. 그가 '당신의 영화를 만들어라. 내가 한 것을 그대로 하려고 하지마라'고 충고했다"고 리 감독은 전했다. 그는 "박 감독이 자신의 '올드보이'를 존중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나도 다르게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관객들의 호감을 사도록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다고 했다. "이 영화는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재미를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관객들도 가끔 팝콘과 소다에 가는 손을 멈추고 불편함을 느껴야 한다"고 그가 말했다.

리 감독의 영화에는 원작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들이 많다. 듀세트가 감금된 동안 매일 강제로 먹어야했던 기름진 만두, 그가 풀려날 때 납치범이 사용한 트럭, 복수심에 불타 주인공이 납치범의 심복들에게 휘두르던 도끼 등 원작에 등장했던 요소들이 눈에 띈다.

미국판 '올드보이'의 특징은 주인공이 좁은 모텔 방에 갇힌 동안 자살할 것 같은 우울함에서 살인할 것 같은 분노에 이르기 까지 롤러코스트 같은 감정 변화를 겪는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조쉬 브롤린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개봉 첫날 미국 영화 전문사이트 로튼 토마토는 '올드보이' 리메이크에 대해 "적당히 잔인하나 실망스럽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비평에 참여한 영화 평론가 40명 중 23명이 '나쁘다', 17명이 '신선하다'는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letit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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