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백악관서 韓기업인 첫 투자 발표…트럼프 "현대차, 대단"

발표 중간중간 트럼프 돌아보며 '아이콘택', 트럼프 "땡큐" 화답
"미국·근로자에 대한 현대차 헌신 직접 봐달라", 트럼프 "알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조지아주 서배너에 투자해 8500개 이상의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한 결정은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시작됐습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028년까지 4년간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 회장은 이날 발표 중간중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돌아보며 눈을 맞췄다.

발표가 이뤄진 장소는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 바로 옆 회의실인 루스벨트룸으로, 정 회장을 비롯해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미연방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루이지애나를 연고로 한 미 정계 고위 인사들이 미리 기다리다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먼저 정 회장과 악수했고, 이어 장재훈 현대차 완성차 담당 부회장,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성김 현대차 고문,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등 현대차그룹 관계자들과 악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지난 1월 20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이달 3월 12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관세 정책을 펴고 있다. 그는 오는 4월 2일에는 상대국의 관세율은 물론 비관세 무역장벽까지 고려한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께 기쁜 소식을 알려드리겠다. 정말 흥분되는 소식으로 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라고 연설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감사하다. 정말 영광"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차의 투자 내용을 소개한 트럼프는 "진정 위대한 현대차와 함께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정 회장에게 발언대를 넘겼다.

정 회장은 자신의 왼쪽 뒤편에 선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며 "발언할 기회를 주신 것과 초대에 감사하다"면서 새 임기를 훌륭하게 시작한 것도 축하한다"라고 인스를 건넸고, 트럼프는 웃으며 "연설이 훌륭하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정 회장은 2028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주 의 신규 제철소 건설 투자,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오는 26일 준공식을 개최하는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등을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현대차그룹의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소개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이날 정 회장은 재차 트럼프를 돌아보며 "저희가 조지아주 서배너에 (HMGMA 건설) 투자를 결정한 것은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부터 시작됐다"라면서 "이 프로젝트의 완성을 자랑스럽게 기념하는 이 순간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임기 시작과 맞물려 더욱 특별해졌다"라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감사하다"라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재차 트럼프를 바라보며 "현대차그룹은 여러분의 리더십과 함께 미국 산업의 미래에 더 강력한 파트너가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최첨단 제조시설 중 하나를 직접 방문해 미국과 근로자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했고, 트럼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취재진의 문답에서 '현대차의 투자가 자동차 업체의 대미 투자 청사진인가'라고 묻자 "물론이다. 현대차는 대단한 회사로, 다른 훌륭한 회사들도 들어오고, 여기(미국)에서 크게 확장할 회사도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훌륭한 회사인 현대차를 축하하고 싶다"면서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저는 여러분이 환상적인 주(현대제철이 신규 투자하는 루이지애나)를 선택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인이 미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함께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것인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2022년에는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때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준비된 연단에서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