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나마 운하' 환수 위협…파나마 "타협 대상 아냐" 강력 반발(종합)
1999년 파나마에 운영권 양도 후 25년 만…중국 견제 목적으로 분석
트럼프 취임 후 외교 방향이라는 평가
- 이창규 기자,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에 대한 통제권 환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파나마가 협상의 여지가 없음을 단호히 밝히면서 양국 간 외교 갈등 가능성과 함께 트럼프의 취임 후 외교 정책 방향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에서 보수주의 단체가 주최한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 참석해 파나마 운하의 통행 요금을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다른 곳에서 (미국에) 바가지를 씌우듯이 파나마 운하에서도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며 "파나마가 부과하는 요금은 터무니 없고 매우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와 파나마 국민에게 양도됐지만 몇 가지 조건이 있다"며 "우리를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들은 우리를 공정하게 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도와 관련한 도덕적, 법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파나마 운하의 완전한 반환을 신속하고 의심없이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인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우리 해군과 상무부가 매우 불공정하고 부당한 방식으로 대우를 받았다. 파나마가 부과하는 수수료는 터무니 없다"며 "파나마가 운하의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운영을 보장할 수 없다면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완전히 우리에게 반환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게 두지 않겠다"고 경고하면서 운하가 중국에 의해 관리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친미 국가인 파나마에 운하에 대한 통제권을 환수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자칫 양국 간 외교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과 관련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파나마 운하와 주변 지역은 파나마에 속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파나마의 주권과 독립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1914년 완공된 파나마 운하는 길이 82km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는 핵심 통로다. 미국이 콜롬비아로부터 파나마의 독립을 부추긴 후 80년 넘게 파나마 운하를 운영해 오다 1999년 파나마에 운영권을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 기업 CK 허치슨 홀딩스가 파나마 운하에 투자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는 미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40%가 통과할 정도로 미국 경제와 안보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곳으로 평가된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미국 지도자가 주권국에 영토를 양도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언급한 극히 드문 사례라며 동맹국을 위협하거나 상대국과의 관계에서 강경한 수사를 사용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과거 행보로 볼 때 그의 임기 중 미국 외교 정책의 예상되는 변화를 시사한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파나마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은 1월 취임한 후 예상되는 미국 외교의 변화를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yellowapoll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