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 북한 '핵보유국' 인정 움직임…한반도 비핵화 약속 뒤집어"
러 "북한 비핵화는 종결된 문제…협력 강화할 것"
韓 "북한 불법 대량살상무기 해결 위해 단합돼야"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미국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한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비핵화'를 주제로 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린필드 대사는 "놀랍게도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라며 "러시아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수십 년간의 약속을 뒤집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비판하는 것뿐만 아니라 북한의 불안정한 행동을 규탄하는 제재나 결의안 통과를 더욱 꺼리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지난 9월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제공하는 핵우산에 맞서 북한과 함께하겠다며 "북한에 적용되는 '비핵화'라는 용어는 의미를 잃었다. 이것은 종결된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공동의 적에 맞서기 위해 북한과 함께 서고 우정과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한국과 영국도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이 국제 비확산 체제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우리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행동을 촉구했다.
제임스 카리우키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폐기라는 합의된 원칙에서의 무모한 이탈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는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은 국제법에 따른 것이다"라며 "이는 역내 국가나 국제사회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가 "국제 평화와 안보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며 도리어 미국과 한국 일본을 겨냥해 "동북아에서 핵전쟁은 시간문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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