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북, 소형 전술핵 성능 검증하기 위한 핵실험 가능성"

"플루토늄·고농축우라늄 생산능력 갖춰…핵기술·물질 외부에 이전할 수도"
"제네바 합의·6자회담·2012년 북미합의 등 과거 합의 결국 실패"

미국 국방부 국방정보국(DIA) "핵 도전 - 전략적 경쟁자와 지역 라이벌 국가의 늘어나고 있는 역량" 보고서. (사진은 DIA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을 가속하는 북한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험했다는 미국 정부의 보고서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23일(현지시간) 북한과 중국, 이란, 러시아 등의 핵무기 프로그램 최신 동향을 담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정례화하고 다양한 핵무기 탑재 가능을 갖춘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DIA가 핵 관련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DIA는 최근 북한이 군사 훈련을 통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으며, 여러 차례 핵실험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총 6차례 핵실험을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21년 1월에 "소형화·경량화한 전술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DIA는 "북한이 소형 직경의 단일단계 핵분열 장치를 만들고 열핵무기의 설계를 완성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DIA는 북한이 핵무기 기술을 외부에 이전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07년 이전 리비아와 시리아에 우라늄 등 핵물질과 원자로 기술을 제공한 전례가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DIA는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과 '화성-18형'을 포함한 여러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으며,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단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스템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22년에 수십 차례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해 미사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DIA는 "최근 5년간 북한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시스템을 다양화했다"며 "고체 연료 미사일은 발사 전 연료 주입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작전상의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DIA는 보고서에서 과거 남북 및 북미의 비핵화 관련 합의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1992년 남북이 채택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 1994년 북미의 '제네바 합의'로 이어졌으나 북한이 합의를 위반하고 우라늄 농축 등의 핵 활동을 이어가면서 2002년 제네바 합의가 파기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열린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핵시설 해체를 대가로 연료 지원과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북한은 2009년 4월 위성 발사를 하다 실패하고 같은 해 5월 핵실험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2012년 2월에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우라늄 농축 동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방문 허용을 대가로 미국에서 식량 지원을 받는 데 합의했지만 2달 뒤 위성 발사를 또 강행하다 실패하자 미국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단했다.

DIA는 "북한은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며, 국제 사회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미국과 지역 동맹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을 가중시키며, 앞으로도 북한의 군사력 증강은 한반도 주변국의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