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공대 '퓨전셀'로 이스라엘 지원…'하늘의 암살자' MQ-9 리퍼도 띄워

미군과 CIA 본부 요원으로 구성…MQ-9 리퍼 투입해 인질 수색
"미, 신와르 사살에 직접 개입 안했지만…정보 제공으로 수색 범위 좁혀"

9월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인질 협상팀과 회의하고 있다. 8월 3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땅굴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6명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사망이 확인된 인질 중 허시 골드버그-폴린은 23세의 미국계 이스라엘인이었다. 2024.09.02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이 '융합조'(fusion cell)라고 불리는 다부처 협력 조직을 투입해 하마스 지도부 추적을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이 하마스 기습공격이 있고 며칠 뒤부터 미국 합동특수작전사령부 병력과 미국 중앙정보국(CIA) 본부 및 이스라엘 현지 요원들로 구성된 수십 명의 특공대를 파견해 인질 구출뿐만 아니라 하마스 지도부 추적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무기 지원에 치중된 형태로 진행돼 왔다. 미국 정부도 인질 수색이 주 임무이며 미군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직접 지원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실제로는 하마스 지도부 추적과 인질 수색은 서로 얽혀 있으며, 지도부 추적에 있어서 미국의 정보 지원이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17일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사살했다고 밝힌 이후 낸 성명에서 "10월 7일의 학살 이후 나는 특수작전 요원과 정보기관에 이스라엘 카운터파트와 함께 신와르와 가자지구에 숨어 있는 다른 하마스 지도자들을 추적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가자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의 퓨전셀의 초점은 입수한 최신 정보에 따라 인질 구출과 하마스 지도부 추적 사이를 오갔다. 이 과정에서 CIA 본부와 이스라엘 현지의 정보 장교들은 정기적으로 서로 정보를 교환했다.

미국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등 테러리스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고가치 표적을 추적하는데 전문성을 쌓아 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러한 전문성을 가자전쟁에서 활용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윌리엄 번스 CIA 국장,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장관과 백악관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신와르 추적을 위해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할지 논의해 왔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이스라엘에 제공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 특수작전 부대가 조종하는 최소 6대의 무인 공격기 MQ-9 리퍼가 인질의 위치 파악, 생명 신호 탐지 작업 등을 도왔고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있으면 이스라엘군에 전달했다.

MQ-9 리퍼는 길이가 11m, 날개 길이는 22m에 달하는 대형 무인기로, '하늘의 암살자'라고 불린다. 표적 위 15㎞ 상공에서 24시간 넘게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정찰에 유용하다.

MQ-9 리퍼는 하마스의 방대한 지하 터널망까지 파악할 수는 없지만 적외선 레이더를 통해 터널을 오가는 사람들의 열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지상 기반 센서를 통해 하마스의 터널망을 추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군은 신와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뒤 그를 사살한 것은 아니었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신와르 사살은 이스라엘군의 작전이었으며 미군은 직접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군이 직접 작전에 참여하진 않았어도 이스라엘군에 수집한 정보를 제공해 수색 범위를 좁히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신와르 사살 이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하마스에 인질 석방을 요구했으나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이 멈추지 않으면 인질 석방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