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상무장관 "보편관세 부과시 세계무역에 1조달러 타격"

트럼프 시절 상무장관 지낸 윌버 로스 더힐 기고문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21일 (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에서 이란의 유엔 제재 복원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서 발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트럼프의 보편적 관세는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세계 무역에 1조 달러(1360조 원)의 피해를 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87)는 14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트럼프나 바이든이 아니라 WTO 때문'이라는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로스는 "트럼프는 보편적 관세는 대부분의 WTO 회원국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세계 최대 수입국인 미국은 세계 무역에 거의 1조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이 입는 피해보다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극적인 조치는 위험하겠지만 다른 나라들보다는 미국에 덜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는 중국산에 60~100%, 중국 이외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해 왔다.

로스는 미국의 7850억 달러 규모 무역 적자가 이번 대선의 뜨거운 화제라면서 트럼프나 바이든을 탓하기 쉽지만 진짜 범인은 WTO라고 지목했다.

국제 무역의 공평한 장을 만든다는 취지로 개설된 국제기구인 WTO가 오히려 무역 수지 개선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이다.

로스는 WTO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회원국이 특별 무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스스로 선언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엄격한 기준이 없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경제국인 중국을 포함해 회원국의 80%가 개도국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미국은 중국이 무역 적자의 최대 원천인데도 불구하고 중국에 양보해야 한다고 로스는 지적했다.

WTO의 분쟁 해결 절차 또한 미국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로스는 비판했다. 미국은 분쟁 사례 가운데 25%에서 피고의 입장이었고 패소 확률은 무려 90%였다.

로스는 "무역 적자가 가장 큰 미국이 국제 무역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국가라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WTO는 환율 조작과 지식재산권, 서비스 산업 장벽 등 미국에 불리한 주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로스는 비판했다.

트럼프는 WTO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해리스는 아직 무역 정책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으나 WTO 개혁을 옹호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로스는 제언했다.

로스는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건 당파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의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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