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보택시 참담한 실패, 머스크 명성에도 심각한 균열

10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테슬라 제품 공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10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테슬라 제품 공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감하고 중국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테슬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가 그동안 야심 차게 준비해 온 자율주행자(로보택시)를 공개했으나 참담한 실패로 끝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명성에도 균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만약 지난 10일 공개한 로보택시가 성공적이었다면 자율주행을 둘러싼 의구심이 일거에 해소됐을 터이지만 구체성이 심각하게 결여, 오히려 의구심만 증폭됐다.

그는 지난 10일 로보택시와 로보밴을 공개했다.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택시.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밴. ⓒ News1 김지완 기자

◇ 구체성 심각하게 결여 : 그러나 공개 직후 출시 시점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 등 구체성이 심각하게 결여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머스크는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로보택시와 로보밴을 소개한 뒤 로보택시의 경우, 가격이 3만달러(약 4000만원) 미만이며,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산 시기와 관련, "아마 2026년, 일단 2027년 이전이라고 말해 두겠다"고만 밝혔다.

로보밴의 경우, 가격은 물론 양산 시점도 밝히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규제당국의 허가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 테슬라의 기존 전기차와 호환성 등에 대한 세부 정보가 크게 부족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 실망 매물이 대거 쏟아지며 11일 테슬라 주가가 9% 가까이 폭락했다.

테슬라 일일 주가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 택시가 2인승이라고? 황당 :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 이외에도 로이터는 테슬라가 2인승 쿠페를 선보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로이터는 보통 택시는 2명이 이상이 탈 수 있는 좌석과 충분한 적재 공간이 확보돼야 함에도 테슬라가 2인승 쿠페를 선보여 택시와는 거리가 멀다며 구조 자체부터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2인승, 2도어 쿠페는 그 수요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동차 분석 회사인 J.D.파워에 따르면 SUV와 픽업트럭을 제외한 미국 내 자동차 판매에서 2도어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경쟁업체인 구글이 개발한 로보택시 ‘웨이모’는 4명의 승객이 탈 수 있으며, 넉넉한 적재 공간도 있다.

◇ "로보택시 디자인 장난스러워" : 웨이모의 전 CEO인 존 크래프칙은 “테슬라의 디자인이 진지하기보다는 장난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악평 일색인 것. 이에 따라 머스크의 명성에 심각한 균열이 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테슬라를 미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회사로 키워 전기차는 물론 미래 산업의 ‘아이콘’으로 대접받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둔화를 로보택시로 돌파하려 했던 그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 위기 상황에서도 정치에 한눈팔아 : 이같은 상황에서 전기차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선거 유세에 직접 참여해 찬조 연설을 하는 등 한눈을 팔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5일 (현지시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참석해 점프를 하며 지원을 하고 있다. 2024.10.09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가 트럼프 유세에 직접 참여하자 트럼프가 설립한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연일 두 자릿수 폭등하고 있다, 그런데 테슬라는 11일 9% 폭락했다.

이뿐 아니라 그가 정치에 한눈을 판 사이 테슬라의 간부들은 회사를 속속 떠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테슬라의 최고정보책임자(CIO)가 로보택시 발표 직전인 지난 3일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sino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