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규제 강화하려는 캐나다 정부…농촌서는 "전통과 생계 지켜달라"[통신One]

1500종 반자동 소총 금지, 환수 프로그램 시행 중
농촌 지역 주민들, 총기 소유 자부심과 정부 규제 반발

농촌 캐나다 주민들이 새로운 총기 규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사냥과 생계 유지를 위한 총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4.10.05/ <출처: 캐나다 백과사전>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에서 총기 소유는 오랫동안 농촌 지역의 전통과 삶의 방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왔다. 특히 사냥과 자위를 위해 총을 사용해 온 농촌 주민들에게 총기는 단순한 무기를 넘어 중요한 생활 도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발생한 대규모 총격 사건들로 인해, 캐나다 정부는 총기 규제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했고, 이에 따라 총기 소유와 관련된 논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2020년 캐나다 정부는 1500여 종의 반자동 소총을 금지하고, 총기 회수를 위한 환수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현재 캐나다의 총기 소지법은 매우 엄격하게 규제되며, 총기는 비(非), 제한, 금지 세 가지로 분류된다.

총기를 소지하려면 면허가 필요하다. 제한된 총기류는 추가 심사를 거쳐야 하며, 금지된 총기는 2020년 이후 새로 소지할 수 없다. 정부는 권총의 판매와 수입을 금지하는 한편, 불법 총기 밀수를 방지하기 위한 환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노바스코샤에서 발생한 대규모 총격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이루어졌으며, 당시 22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그 배경이 되었다. 정부는 AR-15, AK-47과 같은 돌격형 무기들이 공공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판단하여 금지했다.

정부는 이러한 금지 조치를 통해 거리에서 군사 무기와 돌격형 소총을 제거함으로써, 캐나다 내 총기 폭력 사건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총기 소유자들에게 금지된 총기를 연방 정부에 반납하도록 하는 총기 환수 프로그램을 통해 위험한 총기를 회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캐나다 전역에서 총기 범죄를 줄이기 위한 연방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보인다.

정부는 총기 소유자들이 환수 프로그램이 완료될 때까지 금지된 총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2년간의 사면 기간을 부여했고, 이후 사면 기간을 2025년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절차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는 캐나다 내에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부는 공공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총기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총기 소유자들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이 부당하게 제한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정부가 문제의 근본 원인인 불법 총기 밀수나 범죄자보다는, 합법적으로 총을 소유하는 사람들을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본다.

총기 환수 프로그램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많은 사람들은 금지된 총기를 팔아 새로운 총기를 구매할 수 있다면, 환수 프로그램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일부 총기 소유자들은 환수 절차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캐나다의 총기 문화는 지역적 특성과 깊이 맞물려 있어, 정부의 규제는 단순한 법적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문화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총기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생계를 위한 필수적인 자원으로 여겨진다. 많은 농촌 주민은 총기를 통해 사냥하고, 이 과정에서 가족과 지역 사회를 위한 식량을 확보한다.

또한, 넓은 지역에 걸쳐 경찰이나 보호 서비스가 신속하게 도착하기 어려운 농촌 특성상, 자위 수단으로서 총기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 총기는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는 중요한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농촌 지역 주민들은 총기 소유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느끼며, 이를 자신들의 전통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은 정부의 총기 규제가 단순히 법적 문제를 넘어, 개인의 자유와 지역적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하게 만든다. 그 결과, 총기 규제에 대한 반발은 더 강해지며, 일부 주민들은 이를 정부의 과도한 간섭으로 받아들인다.

캐나다의 총기 문제는 단순한 규제와 금지의 문제가 아니다. 총기 소유와 사용을 둘러싼 논의는 공공 안전, 개인의 자유, 그리고 문화적 정체성이 얽힌 복잡한 사회적 갈등의 한 부분이다. 앞으로도 총기 규제와 관련된 논쟁은 캐나다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로 남아 있을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공공 안전을 위해 총기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총기 소유자들은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느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총기 소유자들 간의 신뢰와 대화가 필요하다. 총기 규제가 범죄 예방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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