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가 캐나다 지하실…탄소 발자국 줄이기 위해 없애야[통신One]
지하실 없는 주택으로 평균 30% 이상 탄소 배출 감소
홍수 예방과 안전을 위해 20% 이상의 주택 구조 변경 필요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 전역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홍수 피해가 급증하면서, 지하실 건설을 금지하거나 규제하려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7월 온타리오주 전역에서 발생한 폭우로 지하실이 침수되어 약 9억 4000만 달러(약 9조 6000억 원)의 보험 손해가 발생했으며, 몇 주 후 퀘벡에서도 25억 달러(약 25조 원)에 달하는 손해가 보고되었다.
전통적으로 캐나다 주택 구조에서 지하실은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져 왔다. 북미의 주택 양식 특성상 지하실은 주택의 기초를 튼튼히 하고, 추운 겨울철 동결과 융해로 인한 지반의 움직임을 방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지하실은 추가적인 수납공간이나 주차 공간으로 활용되면서 많은 실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강우량 증가와 홍수 위험성 상승으로 지하실이 오히려 취약한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몬트리올을 비롯한 홍수 위험 지역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지하실 건설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가 점차 늘고 있다. 몬트리올 라신 자치구의 마자 보다노비치 시장은 홍수 위험 지역에서 새로운 지하 아파트 건설을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몬트리올의 빌마리 구는 홍수 위험 지역에서 지하실을 거주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통과시켰으며, 이를 대체할 수 있도록 건물 높이 제한을 완화해 지상층 공간을 확장할 수 있게 했다.
기후 변화는 단순한 날씨 패턴의 변화가 아니라, 주택 구조와 건축 방식을 재고하게 만드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환경부는 "100년에 한 번 일어나던 폭풍이 이제는 20년, 심지어 5년마다 발생할 수 있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건축 방식만을 고수하는 것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으며, 더 강력한 설계 및 홍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지하실 건설의 문제는 심각하다. 지하실을 짓는 데 사용되는 콘크리트는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를 악화시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쇼샤나 색스 교수는 지하실이 없는 주택이 건설될 경우, 탄소 배출량이 많이 감소할 수 있으며, 건축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지하실 없는 주택은 홍수 위험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전체적인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도 큰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지하실이 없는 건축 방식은 또한 더 친환경적인 자재 사용과 건축 과정의 단순화를 가능하게 한다. 지하실을 짓지 않으면 파기 작업과 자재 사용량이 줄어들어,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빠르게 집을 지을 수 있다. 이는 건축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기존에 지하실을 보유한 주택의 경우 무조건 철거할 필요는 없다. 많은 전문가는 기존의 지하실을 보호하기 위한 방수 장치와 홍수 대비 대책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지하실이 이미 주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주택에서는 더욱 철저한 방수 대책과 구조적 보강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홍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후 변화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던 건축 방식과 주거 형태를 재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캐나다의 주택 구조에서 지하실이 오랫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환경 문제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건축 양식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주택의 안전성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캐나다의 일부 도시에서 이미 시작된 지하실 없는 주택 건설은 향후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한 홍수 피해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환경 측면으로도 더 지속 가능한 주택 양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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