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TV토론 신경전 가열…트럼프 "합의" 해리스는 "아직"(종합)

트럼프 SNS에 "내달 10일 ABC 중계, CNN과 동일한 조건 합의"
해리스 캠프는 부인 "마이크 음소거 합의 안 해, 아직 논의 중"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다음 달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TV토론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 간 첫 TV토론이 긴 신경전 끝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해리스 측이 상대방 발언 때 마이크 음소거 조건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추가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급진 좌파 민주당과 카멀라 해리스 동지와의 토론에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간 이번 토론을 중계하는 ABC가 편향적이라며 토론회 참여 여부에 대한 확답을 미뤄왔었다.

이날 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ABC는 이번 토론이 '공정하고 공평한' 토론이 될 것이며, 어느 쪽에도 사전에 질문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답을 받았다(도나 브자질레는 안된다)"라고 적었다.

트럼프가 언급한 도나 브라질레는 2016년 대선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에 질문 또는 타운홀 미팅 주제를 사전에 유출해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현재 ABC 뉴스 기고자인데, 민주당 출신 인사 중 사전 질문 유출을 떠오르게 하는 상징적인 인물을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업계에서 가장 불공정하고 비열한 방송사인 ABC 페이크 뉴스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된다'라며 뒤끝을 보였다.

이어 "규칙은 '비뚤어진' 조 바이든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잘 맞았던, 지난 CNN 토론과 동일하다"라며 "선 채로 진행하며 메모지나 '치트 시티'를 가져올 수 없다"고 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은 후보자의 발언 차례가 아닐 때 마이크의 음소거 여부를 놓고 대립해 왔다.

민주당의 해리스 캠프는 토론 내내 마이크를 켜놓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공화당의 트럼프의 선거 캠프는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회와 '정확히 동일한 요건'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트럼프가 같은 조건이라고 밝힌 것으로 봤을 때 CNN이 중계했던 토론 때 같이 상대방이 발언할 때는 마이크 음소거 조건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이날 해리스 캠프는 마이크 음소거 조건에 합의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부인했다.

로이터는 이날 해리스 캠프 관계자를 인용 "이 문제는 주최 방송사인 ABC와 계속 논의 중"이라며 "해리스 캠프는 토론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마이크를 계속 켜두는 것을 두고 이른바 '핫 마이크'라고 하는데 이는 후보자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해가 되기도 한다"라며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발언을 대중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때문에 마이크의 음소거 여부를 두고는 후보자들도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인다.

트럼프 캠프가 이미 마이크 음소거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는 나중에 기자들에게는 마이크를 계속 켜두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트럼프는 글에서 "해리스는 9월 4일 폭스뉴스 토론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해 온 정치적 신념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마음이 바뀔 경우를 대비해 그 날짜는 열려 있다"라고도 했다.

또 트럼프는 "세 번째 토론은 NBC '가짜 뉴스'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지만 '급진 좌파'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 간의 토론은 오는 10월 1일 열리며, CBS 뉴스가 중계할 예정이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