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수락' 해리스 "하나로 묶는 대통령…트럼프는 정신 나가"(종합)

남편·바이든에 감사 인사…생식권 문제로 트럼프 강력 비판
"김정은과 친하게 지내지 않을 것, 가자지구 건 가슴 아파"

22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8.22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시카고=뉴스1) 조소영 박재하 기자 류정민 특파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민주당 공식 대선 후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수락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수락 연설을 위해 무대에 올라 "지명을 수락한다"(I accept your nomination)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정당, 인종, 성별 등에 관계없이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우리를 하나로 묶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남색 바지 정장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참석자들은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환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 참정권을 상징하는 흰색 옷을 입지 않은 데 대해 '첫 여성 대통령'과 같은 상징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으려 한 것 같다는 취지로 분석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 (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친 뒤 남편 더그 엠호프와 손을 들고 있다. 2024.08.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결혼 10주년을 맞은 데 있어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조,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며 "당신의 기록은 역사가 증명하듯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부부는 당신과 질 바이든 여사 두 사람을 사랑하고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 초반 자신이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부모로부터 강인한 의지를 물려받았음을 강조했다.

특히 부모의 이혼 후 어머니와 지냈던 그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는 본인에게 "두려움 없이 달리라"고 조언했고 어머니에 대해서는 선구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우리에게 불의에 대해 불평하지 말고 무언가를 하라고 가르쳤다"며 "그녀는 또한 우리(자신과 여동생)에게 절대 '대충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와 함께 자신의 어린 시절 친구가 성적 학대를 당한 것에 충격을 받고 "검사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은 안전과 존엄성, 정의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완다(친구)와 같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검사가 됐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검사 이력을 '사법 리스크'에 휩싸여 있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 (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서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며 상식적인 미국인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4.08.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비롯해 성적 문제 등으로 재판을 진행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가드레일이 없는 도널드 트럼프를 상상해 보라"고 했다.

이어 극단적 보수 정책 등이 담긴 것으로 파악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청사진 '프로젝트 2025'를 언급하며 "프로젝트 2025와 트럼프의 목표는 미국을 과거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여러 면에서 트럼프는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백악관에 트럼프가 다시 들어가면 그 결과는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와 친하게 지내지 않겠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등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것에 대해 경계를 표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 생식권을 박탈하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간단히 말해 그들(트럼프 전 대통령과 낙태를 금지한 대법관들)은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중산층을 보호하고 주택 부족 문제를 종식하며 사회보장 및 메디케어(Medicare)는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의 방어권은 옹호하겠지만 가자지구 유혈 사태는 "파괴적이고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이스라엘이 안전해지고 인질들이 석방되고 가자지구의 고통이 끝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존엄성, 안전, 자유, 자결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전쟁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우리 군과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 마지막에는 '단결'을 촉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은 미국을 폄하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무엇을 지지하는지 서로와 세계에 보여주자"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전당대회장에는 10만 개의 빨간색, 흰색, 풍선이 가득 찼다. 연설은 약 40분간 진행됐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남편 더그 엠호프가 22일 (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부통령 후보 팀 월즈 , 부인 그웬 월즈 여사와 손을 들고 있다. 2024.08.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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