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단단한 유리천장 균열 너머엔 해리스 보인다"

美 최초 '여성' 대통령 강조…2016년 대선 당시 인용·언급
"트럼프는 자기만 신경 써…최초로 중범죄 유죄 34개 받고 출마"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첫 날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8.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역사상 첫 미국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대감과 지지를 표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힐러리 전 장관은 찬조 연설을 진행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제 어머니 도로시는 여성들이 투표권을 갖기 전 바로 여기 시카고에서 태어났다"며 여성의 투표권에 대한 이야기로 연설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고인이 된 "내 어머니와 해리스의 어머니가 우리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들은 분명 멈추지 말라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이자 변호사로서 출발한 자신과 해리스의 공통 배경을 강조하며 민주당의 핵심 공략으로 넘어갔다. 힐러리는 해리스가 "가정의 물가를 낮추기 위해 싸울 것이고,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위해 문을 활짝 열며, 전국적으로 낙태권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잠이 들었고, 깨어났을 땐 34개의 중범죄 혐의에 유죄 판결을 받고 대통령으로 출마한 첫 번째 사람이라는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비꼬았다. 이어 "해리스는 아이들과 가족, 미국을 돌본다"며 "트럼프는 자기 자신만 신경 쓴다"고 덧붙였다.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감옥으로"(Lock him up)라는 구호를 외치며 환호했다. 이 구호는 2016년 트럼프의 집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사용되던 "힐러리를 감옥으로"(Lock her up)라는 구호를 변형한 버전이다. 힐러리는 트럼프를 향해 야유하는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확신에 찬 미소를 내비쳤다.

그는 나아가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가장 단단한 유리 천장에 많은 균열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2008년 민주당 경선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후보 자리를 내주면서 한 연설을 인용한 것이다. 힐러리는 "균열 사이로 자유가 보인다"며 "천장의 반대편에는 해리스가 손을 들고 취임 선서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힐러리는 2016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패배한 이후 공직에 출마한 여성이 급증한 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2016년 대선 결과를 부당하게 느낀 여성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이날 힐러리 전 장관은 여성의 참정권 운동을 상징하는 흰색 정장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힐러리는 앞서 2016년 대선 후보로서 전당대회에 오를 때도 흰색 정장을 입은 바 있다.

힐러리는 "진보는 가능하지만 보장된 게 아니다"라며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함께 싸우자"며 지지자들의 단결을 촉구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