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주 경찰 총격에 사망한 정신질환 20대 한인 여성 바디캠 공개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저지주에서 한국계 20대 여성이 정신건강 문제로 신고를 받은 경찰에 총을 맞고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바디 카메라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공개 이후 경찰관들이 총 대신 테이저건을 사용했어야 했다는 비난이 있다고 CNN방송, CBS 방송 등 미 언론들이 최근 보도했다.

지난 16일 뉴저지주 법무장관실이 공개한 바디캠 영상을 보면 7월 28일 최소 5명의 경찰관들이 25세 한인 여성 빅토리아 리 가족이 사는 아파트에 출동했다.

오전 1시 25분께 경찰은 리 가족의 집에 출동해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순간이 4가지 바디캠 각도에서 촬영했다.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가족의 아파트에 도착하고 한 차례 문이 열리는 모습과 이후 고성이 오가고 경찰이 문을 부숴 진입한 후 총을 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서 처음 경찰관은 현관문 앞에 서 있는 빅토리아의 오빠를 보고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한 뒤 문을 두드린다.

아파트 문이 한 차례 열렸을 때에는 큰소리로 짖는 개를 안고 있는 빅토리아와 엄마가 서 있었다. 그리고 엄마는 경찰관에게 검지(둘째 손가락)를 뻗어 "나가라(go away)"라고 소리쳤다.

이후 총격이 발생하기 전까지 경찰관들은 빅토리아에게 문을 열라고 반복적으로 요구했는데 아파트 안쪽에서는 "문을 부수면 목을 찌르겠다(I’ll stab you in the f**king neck)"라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한 경찰관이 잠시 총기 사용 여부를 논의한 후 "문 열어"라고 소리쳤고, 다른 경찰관들은 "무기를 버려", "문을 부수겠다"고 외치며 아파트로 진입했다.

문이 열린 영상에서 커다란 물통을 들고 있던 빅토리아는 총에 맞기 전 경찰관에게 다가섰고 한 발의 총성이 들린다. 경찰관들은 "칼을 버려라"고 소리쳤지만, 영상에서 빅토리아가 칼을 들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빅토리아는 그대로 쓰러졌고 바닥에는 피와 물이 함께 흘렀으며 경찰관들은 빅토리아의 다리를 끌고 문 밖으로 나와 응급 조치를 하려는 모습도 포함됐다.

빅토리아의 가족은 경찰 대응이 "불필요하게 공격적"이었다며 총 대신 테이저건으로 진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뉴저지 한인회와 한인 커뮤니티 센터 민권센터 등은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정신건강에 대한 도움을 구하는 것을 더욱 꺼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