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탐험 욕구에 위협받는 캐나다 고대 유산[통신One]
북부 매니토바 이누이트 유적지와 생태계, 관광객 방문으로 위기 상황
5일 관광 패키지, 1인당 1700만 원에 육박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 북부 매니토바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넘어 우리가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역사와 문화, 생태계를 품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은 허드슨 만과 맞닿아 있어 캐나다의 형성과 모피 무역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최근 이 지역에서 관광이 늘어나면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북부 매니토바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 지역은 외딴 숲과 호수, 그리고 거대한 바위 방패로 덮여 있어 신비로운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또 북극곰·벨루가 고래·엘크·늑대·무스와 같은 다양한 야생 동물들이 이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이 지역의 자연과 역사는 서로 깊게 연결되어 있다.
북부 매니토바에는 고대 이누이트족의 사냥 캠프가 있다. 이곳은 1,000년 이상 전부터 사용되어 온 장소로, 고기 보관소·텐트 자국·고대 무덤 등이 남아 있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이 캠프를 방문하면서 이 유적지와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운동단체 오션스 노스의 정책 개발 부사장인 크리스토퍼 데비키는 이 캠프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며, 관광객들이 이곳에 머무는 것이 자연과 유산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니토바주 처칠의 ‘레이지 베어 익스페디션’ 여행사는 북극 근처의 외딴 기지에서 5일간 진행되는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이 투어는 보트를 타고 북극곰과 다른 야생 동물을 찾아 나서고, 허드슨 만 버전의 스톤헨지인 고대 이누이트 건물 유적과 수천 년 된 사냥터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투어의 비용이 1인당 1만6800달러(약 17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금액이고, 또 이 투어로 인해 생태계와 문화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지역은 원주민 보호 지역과 국립공원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관광이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관광객들이 인근 강어귀에 수질 오염을 일으키거나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천연자원부 장관 제이미 모세스는 주정부가 허가받지 않은 자원 관광 활동을 조사하고 있으며, 연방 정부와 협력해 매니토바의 천연자원 보호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누이트족과 보존 단체들은 이 지역의 문화적, 생태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광이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이누이트인 조니 맘가크는 '레이지 베어 투어'가 지역 이누이트족과의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되었다고 비판하며, 이 지역이 이누이트족에게 신성한 장소임을 강조했다.
'오션 노스'는 이 지역이 이누이트의 전통적 영토에 포함되어 있으며, 협상이 끝날 때까지 관광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레이지 베어의 투어가 중요한 유적지와 자연 서식지를 보호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북부 매니토바는 이누이트족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장소이다. 원주민의 전통적인 삶의 터전이자, 대자연의 신비로운 경관이 혼합된 이곳은 문화적 유산을 이해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곳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가치를 지키는 것은 단순히 자연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캐나다의 정체성과 원주민의 권리를 존중하는 일이다. 관광과 보호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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