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신성모독' 논란에 트럼프 가세…"치욕의 무대, LA선 없을 것"

[올림픽]헤일로 왕관 양옆 여장남자…교계 "최후의 만찬 조롱" 반발

27(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변에서 진행된 파리 올림픽 개막식 공연 중 일부로 일명 '드랙퀸'이라고 불리는 여장 남자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소셜미디어 X 갈무리). 2024.07.27.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파리 올림픽 개막식이 기독교를 모독했다는 논란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가세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막식에 대해 "나는 매우 개방적이지만 그들이 벌인 일은 치욕스러운(disgrace) 일"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에 성공해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2028년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개막식에서 "'최후의 만찬'과 같은 무대는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지난 27일 프랑스 파리 센강변에서 진행된 개막식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성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일명 '드랙퀸'이라고 불리는 여장 남자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문제는 파란 드레스를 입은 생물학적 여성 양옆으로 여장 남자들이 대형 식탁을 앞에 두고 일렬로 줄지어 섰는데, 그 모습이 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연상케 해 교리상 동성애를 죄악으로 여기는 기독교계의 반발을 샀다.

최후의 만찬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리기 전 12명의 제자와 마지막 식사를 하는 모습을 이탈리아의 화가 다빈치가 그린 것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걸작으로 꼽힌다. 특히 무대 중앙에 있던 여성이 성인(聖人)에게만 비친다는 헤일로(후광) 왕관을 착용해 종교적 연관성을 더욱 의심케 했다.

프랑스 가톨릭 주교회는 개막식 직후 낸 성명에서 "기독교를 조롱하는 장면이 담겼다"며 유감을 표명했고, 미국 가톨릭 교회의 로버트 배런 주교도 '심한 조롱'이라고 규정했다. 미국 침례교의 북미 청소년 사역자 셰인 프루이트 목사도 "기독교에 대한 조롱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뿐만 아니라 더욱 환영받는 시대"라고 비판했다.

공연을 연출한 토마스 졸리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화해시키는 의식을 원했다"며 기독교에 대한 조롱 의도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도 원작자의 의도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럼에도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문제의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했고, 파리 조직위도 결국 대변인 명의로 사과했다.

2019년 10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타계 500주기 전시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12명의 제자가 마지막 식사를 하는 장면을 그린 '최후의 만찬'이 전시됐다. 2019.10.2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