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북, 트럼프 비판한 것은 협상력 올리려는 것"
RFA 화상 인터뷰…"북, 협상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 비치는 것"
"평양 가는 첫 美대통령 등 추진하겠지만 안보엔 효과 없을 것"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보좌관이 최근 북한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해 '협상력 올리기'라고 분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RFA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25일 이 매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 대선에서) 누가 선출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공화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것이다. 그 역시 내가 돌아오는 걸 보고 싶을 것"이라면서 자신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북측과의 관계 개선을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논평을 통해 "미련을 부풀리고 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RFA는 북한 당국이 '반공화국 모략책동을 짓부시자'는 내용으로 제작한 주민 대상 강연 영상물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등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는 당선될 시 평양에 가고 싶어 할 텐데, 이를 통해 트럼프로부터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자신들과 협상이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2019년)에서 트럼프로부터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미국에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는 평양에 가는 첫 번째 미국 대통령이 되고, 그 후에는 김정은이 워싱턴에 와서 야구 경기를 관람하게 하고 싶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미국이나 한국의 국가 안보, 또는 아시아의 안보에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김정은은 이를 북한의 목표(핵 보유국 인정)를 추진하는 일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에 대한 핵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자체적 핵무장은 '핵 도미노' 우려가 있어 미국이 허용해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그는 이와 관련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 부족이 아니다"며 "점점 더 많은 정부가 핵무기를 보유함에 따라 다른 국가들이 '저들이 가지면 나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 (핵무기) 확산을 장려하게 된다. 그래서 미국의 책임은 억제력이 신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