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후원자 심기?…부통령 후보 밴스 뒤 우익 기술 집단 있다

WP, 밴스의 멘토로 피터 틸 지목…"기술 안보기업 이익될 것"

피터 틸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백인 하층 계급 출신 J.D. 밴스를 성장시키고 부통령으로 백악관 입성까지 노리게 만든 이들이 피터 틸을 중심으로 한 실리콘밸리 우익 기술 전문가 집단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WP는 밴스가 부통령이 되면 이 업계의 중소 규모 기업들이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P는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를 발표하기 몇주 전 테크 기업인인 데이비드 색스, 제이컵 헬버그, 피터 틸 등 기술 기업가 또는 기술 기업 투자가들인 이들로부터 전화를 여러 번 받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한때 동료기도 했던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군에 넣어달라고 간청했다. 밴스가 마침내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까지 되자 이들은 밴스를 정부와 기술 기업이 힘을 합쳐 국가를 이롭게 할 수 있다는 '교리'를 퍼뜨릴 수 있는 워싱턴 파견 사절로 보고 기뻐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인 미국 백악관에 전직 벤처캐피털리스트(VC)가 있다"고 환호했다.

틸은 독일 출신으로 미국과 뉴질랜드 국적의 기업인이자 벤처투자가이다. 페이팔 창업자이자 오픈AI 공동 설립자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실리콘밸리의 가장 성공한 기술인이자 투자가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클래리엄 캐피털, 미스릴 캐피털 등을 창업하거나 파트너로 일했다.

틸은 밴스가 정계에 진출하도록 감독했고, 다른 실리콘 밸리 기부자들과 함께 자금을 지원했으며, 2022년 미국 상원 의원 선거에 출마시켰다. 상황을 잘 아는 한 사람은 "틸에게 밴스는 시대를 아우르는 도박"이라고 말했다.

2016년 12월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운데)가 트럼프타워에서 기술 기업 임원들과 회의를 가지는 장면. 피터 틸의 손을 잡고 있다. ⓒ AFP=뉴스1

WP는 사안을 잘 아는 사람들과의 17건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트럼프가 백악관을 되찾으면 밴스는 기술 산업을 '정치적 샌드백'에서 '자본주의 엔진'으로 전환하여 정부 직책을 우익 기술 리더로 채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틸의 눈에 밴스가 들게 된 것은 10여년 전, 그리고 2016년 밴스의 회고록인 '힐빌리의 노래'가 출간된 후였다. 밴스는 2011년 틸이 예일대 로스쿨에서 한 연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 연설은 기술적 침체를 한탄하고, 경쟁이 치열한 직업에 대한 엘리트의 집착이 혁신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밴스는 이 연설을 예일에서 보낸 시간 동안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틸 측에서도 밴스는 100% 원하던 사람이었다. 틸의 투자회사인 미스릴의 전 상무이사인 콜린 그린스폰은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 네트워크에 100% 원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피터 틸 세계의 장점은 항상 흥미로운 사람이 오고 간다는 것이고, 밴스는 우리가 가까이 지내고 싶어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2016년 틸이 만든 미스릴 캐피털에 밴스가 합류했고 그 후엔 그린스폰과 함께 나르야라는 펀드를 만들었다. 여기도 틸이 긴밀히 관여해 최소 15%의 자본을 제공했다. 2021년 상원의원으로 출마할 때 밴스는 '네버트럼프'에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으로 변신했다. 이 역시 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WP는 보았다.

WP는 밴스가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된 최초의 저명한 기술 벤처 캐피털리스트로, 이는 업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실리콘 밸리는 1950년대 정부 지원으로 건설되었지만, 최근 수십 년 동안 그 리더들은 워싱턴 정가와 긴밀한 관계를 맺지는 않았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재정적 수익이 감소하고 중국과 세계적 불안정이 더 큰 위협이 되면서 정부는 인기 있는 고객이 되었다. WP는 만약 밴스가 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몇몇 소규모 및 중규모 방위 기술 회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들 기업은 틸의 자장 내에 있는 사람이나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