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샷 피한 트럼프…"날아오는 총알에 고개 돌려 살았다"(종합4보)
급박했던 순간…청중 가운데 1명 숨지고 2명 다쳐
용의자는 인근 거주자…등록된 공화당원이라는 보도도 나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오른쪽 귀에 부상을 입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으로 규정하고 펜실베이니아 거주 20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다행히 총알이 얼굴 옆을 스쳐지나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윗부분을 다치는 데 그쳤다. 인근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이후 그는 뉴저지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에서 두 발로 걸어 내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급박했던 순간…청중 가운데 1명 숨지고 2명 다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15분쯤(미 동부시간)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카운티에서 유세 연설을 하다가 6분쯤 지난 시점 어디선가 여러 발의 총성이 울리자 오른손으로 오른쪽 귀 부분을 한 차례 만진 뒤 급히 발언대 밑으로 몸을 숙였다.
NBC 보도에 따르면 유세 당시 연단에서 여섯 번째 줄 떨어진 가까운 거리에서 트럼프와 마주 보고 있던 바네야 애셔라는 여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때마침 고개를 돌려 (치명상을) 간신히 피했다"라고 목격담을 전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연단에 뛰어올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에워쌌다. 1분가량 웅크리고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에서 피를 흘리며 경호원들의 부축을 받아 무대에서 내려와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 와중에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한 용의자는 유세장 밖에 있는 높은 위치에서 연단을 향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8발의 총성이 울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총알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했다"며 "많은 출혈이 발생했고,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깨달았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FBI "용의자는 20세 남성"…등록된 공화당원이라는 보도도 나와
용의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하던 무대에서 130야드(약 119m) 이상 떨어진 한 공장 지붕에 올라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총격 이후 비밀경호국 저격수들에 의해 사살됐다. 머리에 총상을 입어 즉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용의자가 사망한 현장에서는 AR 스타일 소총이 회수됐다.
FBI는 기자회견을 열고 펜실베이니아주 베설 파크에 거주하는 20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를 이번 사건의 주체로 지목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신분 기록을 조회한 결과 용의자인 크룩스가 등록된 공화당원이었다고 전했다. 크룩스의 주소가 등록된 펜실베이니아주 베설 파크는 유세장이 위치한 버틀러 카운티로부터 남쪽으로 약 64㎞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다.
다만 AP통신은 연방 정부 재정 보고서를 인용해 크룩스가 2021년 1월 20일 진보정치운동위원회에 15달러를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기부 날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일이었다.
◇국내외서 규탄 쏟아져…"정치 폭력 있어서는 안될 일"
바이든 대통령을 필두로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강하게 규탄했다. 백악관은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상·하원의 양당 원내대표와 하원의장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전을 다행으로 여기며 그의 쾌유를 기원했다.
해외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등이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특히 트럼프 충성파로 알려진 강경 보수 성향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비밀경호국과 국토안보부, FBI 관련 인사들을 소환해 청문회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식 지지 선언이 잇따르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억만장자 헤지펀드 대부인 빌 애크먼이 그에 대한 공식 지지를 표명했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 또한 그가 "엄청난 용기를 보여줬다"며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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