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명 추락 사고' 보잉사, 6740억원 벌금 합의…유족들 반발

미 법무부, 2021년 합의안 위반으로 기소하려다 다시 합의

비행 도중 동체에 구멍이 뚫리는 사고를 일으켰던 보잉 737 맥스9 기종의 항공편이 약 3주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사진은 항공기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공항에 정박돼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가 2018~2019년 발생한 두 건의 대규모 추락사고 관련해 사기 혐의를 인정하고 5억달러에 가까운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및 CNN 방송에 따르면 미 법무부와 보잉사는 에티오피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총 346명의 사망자가 나온 두 건의 보잉 737맥스 추락사고에 대해 보잉이 추가 벌금 2억4360만달러(이전 부과 벌금까지 합하면 6740억원에 달하는 4억8700만달러)를 내고 규정 준수 및 안전 프로그램에 최소 4억5500만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에 합의했다.

기소되지 않는 대신 보잉은 이 밖에도 정부가 임명한 안전 분야 준법감시인의 감시를 3년간 받게 되며 추락사고 유족도 만나야 한다.

이번 결정은 2021년 체결된 합의안을 보잉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돼 나오게 됐다. 당시 합의는 벌금과 피해보상 명목으로 25억달러를 내는 것, 각종 안전기준 준수 관행 점검과 정기 보고서 제출이 조건이었다.

올해는 기소 유예 기간인 3년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알래스카 항공 보잉737맥스9 여객기가 비행 중 문짝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법무부는 기소유예 합의 조건을 보잉이 제대로 이행했는지 재조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보잉이 기소 유예 협약을 위반하고 관행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사기죄로 형사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유가족들은 이번 합의에 반대, 다가오는 심리에서 협상을 거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예정이다. 유족은 7일 제출한 이의서에서 합의안이 너무 관대하며 거짓된 전제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유가족들은 법무부에 약 250억 달러의 벌금을 보잉에 부과하고, 합의 없이 보잉사를 기소할 것 등을 요구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