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덮친 규모 4.8 지진…"유엔본부 흔들리고 가구도 덜컹"(종합2보)

비정부기구 대표, 안보리서 발표하다가 진동 이어지자 중단
2011년 버지니아주 지진 이후 미 동부 가장 큰 규모 지진

5일(현지시간) 미 동부 뉴저지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뉴욕 맨해튼에까지 진동이 감지됐다. 2024.4.5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동부 뉴저지주에서 5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4.8 지진으로 뉴욕 유엔본부가 흔들리고 휴대전화에 비상경보가 울리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자리한 유엔본부에서는 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 미국지부 대표가 가자지구 피해 현황을 설명하던 도중 지진이 발생했다.

회의를 중계하던 카메라가 흔들리고 진동이 계속되자 회의 참석자들은 어리둥절했다. 혼란 속에 회의가 잠시 중단됐다. 이내 유엔 주재 외교관들의 휴대전화에서 지진을 알리는 긴급 문자메시지 알림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10시 23분 발생했으며 진앙은 뉴욕 맨해튼으로부터 약 65㎞ 떨어진 뉴저지주 헌터돈 카운티였다. 진원까지의 깊이는 4.7㎞로 추정됐다.

미국 뉴욕시 뉴스코퍼레이션 빌딩의 전광판에 5일(현지시간) 지진 속보가 나타나고 있다. 2024.4.5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뉴욕시와 펜실베이니아 북부, 매사추세츠주, 코네티컷 서부 등지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이는 2011년 버지니아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 이후 미 동부에서 일어난 가장 큰 지진이었다.

USGS는 이번 지진과 관련해 X에 "대서양판과 북미판 사이에 활성단층이 없기 때문에 미 동부 해안에는 지진이 드물지만,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진 발생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지진과 관련해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와 대화를 나눴는데, 모든 게 통제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상황은 괜찮다"고 발언했다.

주지사들도 비상 대응 강화에 나섰지만, 아직 인명피해 관련 보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여진 가능성을 고려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백악관과 계속 소통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생명을 위협할 만한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나는 괜찮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다만 미연방항공청(FAA)은 뉴저지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의 항공편 이륙이 오후 12시 30분까지 중단된다고 발표했다.

미 동부 뉴저지주에서 규모 4.7 지진이 발생하면서 뉴욕시 주민들에게 지진 경보 알림이 발송됐다. 2024.4.5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일부 뉴욕행 항공편은 다른 공항으로 우회했다. 이 밖에도 뉴욕 라과디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의 공항에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뉴욕과 뉴저지를 연결하는 허드슨강의 하저터널인 홀랜드 터널도 안전 점검을 위해 일시 폐쇄된다고 뉴욕과 뉴저지 항만청이 공지했다.

이 지역은 평소 지진 활동이 뜸해 주민들은 매우 놀란 반응을 보였다.

뉴욕 브롱크스에 거주하는 샤리타 월컷(38)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약 30초 정도 지속되는 격렬한 흔들림이 느껴졌다"며 "마치 드럼 서클(여러 명이 둥글게 모여 앉아 타악기를 연주하는 것) 한가운데 있는 것 같은 진동이었다"고 말했다.

진앙과 가까운 뉴저지주 주민인 도미니카 우니예프스카(50)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지진으로 잠에서 깬 뒤 아직도 떨고 있다"며 "이렇게 강한 지진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침대를 비롯해 온 집안이 흔들리면서 우렁찬 소리가 났다"고 토로했다.

AFP는 뉴욕 브루클린에서도 건물이 흔들리고 찬장 문과 집기들이 덜컹거리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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