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WMD 자금줄' 개인 6명·기관 2곳 제재(종합)

한철만과 유부웅 등 북한 금융기관 관계자 제재
제재 대상 기업들은 해외에서 북한 IT 노동자 고용

미국 워싱턴DC 소재 재무부 건물 현판 2023.1.2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정부가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관여한 인사 6명과 기관 2곳에 추가 제재를 단행한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해외자산통제관리국(OFAC)의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한철만 △전연근 △정성호 △오인준 △리동혁 △유부웅 등 북한 관련 인사 6명을 올렸다.

이 6명은 모두 남성이었으며 한철만·이동혁·유부웅은 중국 선양, 전연근은 라오스, 정성호와 오인준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제재가 '비확산'(non-proliferation)에 관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는 행위자들이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이 중에서 유부웅이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의 핵심 인물이며 제재 회피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 데 능숙하다고 밝혔다. 유부웅과 리동혁은 둘 다 북한 단천상업은행의 중국 지부 대표다. 단천상업은행은 북한이 해외에 판매하는 무기의 자금 세탁과 반출 업무를 담당한다는 의혹을 받는다.

한철만은 북한 금강은행의 대표다. 금강은행은 지난 2009년 미국 재무부가 선정한 '거래를 주의할 북한 은행'에 오른 바 있는 기관이다. 한철만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과 북한 간에 약 100만 달러가 넘는 규모의 거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오인준은 조선대성은행의 러시아 지부 대표이며, 정성호는 진명합작은행의 러시아 기반 대표다. 정성호는 과거 북한의 석탄 수출에 관여했던 인물이다.

이 밖에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등록된 '알리스 유한책임회사'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등록된 '파이오니어 벤콘트 스타 부동산' 등 기관 2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제재가 한국과의 협력으로 단행된다고 밝혔다.

ⓒ News1 DB

제재 명단에 추가된 기관들은 북한인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업체들이다. 제재 대상인 개인들은 북한의 은행을 대리하는 역할을 했다.

미 재무부는 "북한 은행 대표들과 IT 노동자들, 그리고 그들을 고용하는 회사들은 수익을 창출해 김정은 정권에 필수적인 외화에 접근한다"며 "주로 러시아와 중국에 위치한 네트워크를 통해 운영되며 불법 자금을 이동시키고 위장시켜 제재를 회피하고 북한의 불법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밀 은행 계좌를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SDN에 등재되면 자산이 동결되고 외국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미국 재무부가 SDN으로 지정한 기관과 거래하는 개인과 기업들은 세컨더리 제재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차관은 "미국은 한국의 파트너들과 함께 국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고 북한이 불법 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는 일을 막기 위해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기존 제재 명단에서 싱가포르의 'JW 주얼'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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