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빠진' 보잉…동체 구멍 사고, 핵심 볼트 없이 조립해 출고했나
WSJ 29일 소식통 인용보도…"플러그 도어 볼트 빠진채 출하"
"볼트 있던 흔적 발견 안돼"…금속공학 분석 이번주 공개될듯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 5일 미국 오리건주 상공을 비행하던 도중 동체에 구멍이 난 알래스카 항공의 '보잉 737 맥스9'의 사고 원인을 두고 당국이 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기체 조립 과정에서 볼트가 누락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문제의 여객기가 처음부터 플러그 도어(plug door)의 볼트가 빠진 상태로 공장에서 출하된 것으로 미국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압을 이용해 기내를 마개처럼 밀봉하는 플러그 도어는 창문이 달려 있고, 평소엔 벽과 다름없지만 비상시에는 탈출구로 활용된다. WSJ 보도에 따르면 보잉 737 맥스9의 플러그 도어는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가 동체에 설치한 상태로 보잉에 납품한다.
동체 최종 조립은 보잉의 워싱턴주 렌턴 공장에서 이뤄지는데, 동체에 붙어 있던 플러그 도어는 일시 해체된 뒤 재설치된다. 이 과정에서 플러그 도어의 볼트 일부가 누락돼 비행 도중 뜯겨 나갔다는 게 현재 유력한 가설로 부상했다. 소식통 중 일부는 사고 여객기의 플러그 도어 자리에서 볼트가 있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WSJ에 전했다.
미국 대통령 직속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여객기의 플러그 도어에 대한 금속공학적 분석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분석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나올 예정이다. 이를 통해 플러그 도어의 볼트가 제자리에 있었는지 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원도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항공안전 상원위원회 위원장인 태미 더크워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주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더크워스 의원은 WSJ에 칼훈 CEO가 항공기 제작 전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볼트가 언제 설치 또는 재거됐는지, 재설치됐는지 여부와 관련한 문서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5일 알래스카 항공의 보잉 737 맥스9 여객기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이륙 직후 고도 4876미터에 도달한 시점에 플러그 도어 등 동체 일부와 창문이 떨어져 나가면서 이륙 20분 만에 비상착륙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사고 직후 보잉 737 맥스9의 운항을 전면 금지했지만 24일부로 철저한 검사를 마친 여객기에 한해 운항 재개를 허용했다. 다만 해당 기종의 생산은 여전히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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