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트럼프에 눈도장 찍자"…부통령 후보들 너도나도 '지지 유세'

뉴햄프셔주 몰려가 트럼프 유세 동참, 사실상 '충성 경쟁'
트럼프 "서두를 이유 없어…헤일리·디샌티스는 선택 안할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024.1.15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맨체스터=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 초반 '대세론'을 입증하자, 오는 11월 대선에 러닝메이트로 나설 부통령 후보군들의 경쟁도 가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거나 후보군에 포함되길 바라는 인사들은 잇따라 뉴햄프셔주를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호소하는 등 사실상 '충성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과반 득표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데 이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양자 대결 구도로 전환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도 무난하게 승리를 거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 경선에서 압도적 격차로 승리할 경우 당 안팎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3월 슈퍼화요일 이전에 대선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이 탄력을 받자 이번 대선에서 러닝메이트로 나설 부통령 후보들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 당 안팎에선 당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의원, 미국내 반(反)유대주의 논란에 관한 의회 청문회 과정에서 주목을 받은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 베스트셀러 '힐빌리의 노래'의 저자인 J.D. 밴스 상원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 3명은 지난 19~20일 뉴햄프셔를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유세에 나서며 '눈도장'을 찍었다.

여성인 스테파닉 의원은 지난 19일 콩코드 유세는 물론 20일 맨체스터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를 찾아 연설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스테파닉 의원은 콜로라도주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 박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거론, "마녀사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을 이길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스테파닉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부통령(Vice President)의 약자인 "VP"를 외쳤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되는 것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자격으로든 미래의 트럼프 행정부에서 역할하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의원도 지난 19일 콩코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진행한 공동 유세에서 "우리는 미국을 통합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우리는 트럼프 같은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콧 의원이 발언을 하는 동안 여러 차례 웃음을 보이며 흡족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밴스 의원도 20일 킹스턴에서 단독 지원유세를 했다. 최근 대선후보 경선에서 낙마한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는 후보직 사퇴 다음날인 지난 16일 뉴햄프셔 앳킨슨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에 합류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VP" 구호를 외쳤다.

스콧 의원과 라마스와미는 또 다른 경선 낙마자인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와 함께 이날 밤 라코니아에서 개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여성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카리 레이크 애리조나 상원의원 후보,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등도 최근 뉴햄프셔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도 부통령 후보 물망에 올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군들의 '충성경쟁'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지난 2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부통령 후보에 관한 질문을 받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좋은 사람이고 표준적인 인물"이라며 "사람들이 놀랄 만한 인물은 아니다. 그 사람이 될 가능성이 25%"라고 답했다.

그는 또 부통령 후보가 대선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향후 두달 내에 결정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과 막판까지 경쟁해 왔던 헤일리 전 유엔대사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대해선 손사래를 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콩코드 유세에서 "헤일리는 부통령으로 선택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부통령이나 내각 자리를 맡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