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힐 "유권자 원치 않아도 내년 바이든-트럼프 재대결 흐름"

AP/NORC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56%, 트럼프 58% '안 원해' 응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재대결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미국인 중 이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최근까지의 다수의 여론 조사를 종합해 이같이 결론내리면서, 민주당 지지자나 공화당 지지자라도 이들의 출마를 원하지 않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전했다.

11월30일부터 12월4일까지 실시된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성인 미국민 응답자 56%가 바이든을 민주당 후보로 지명하는 데 매우 또는 다소 불만족할 것이라고 답했고, 성인의 58%는 트럼프를 대선후보로 두는 데 매우 또는 다소 불만족할 것이라고 답했다. 60% 가까운 미국인들이 두 사람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는 셈이다.

이 조사에서는 민주당 성향자의 약 3분의 1이 바이든에 대해, 공화당 성향자의 약 25%는 트럼프에 대해 후보로 지명되는 것에 불만족할 것이라고 답했다.

두 사람에 대해 비호감인 이유는 최근의 다른 여론 조사에서 엿볼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JL파트너스가 최근 유권자 1000명에게 바이든과 트럼프가 각각 두번째 임기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했는데 트럼프에게는 '복수'(revenge), 바이든에게는 '아무것도 없음'(nothing)는 대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유권자들은 두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봤자 생산적인 일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을 대선 후보로 원하지 않는 경향은 올해 내내 있었다. 앞서 지난 4월 NBC 뉴스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70%는 바이든이 재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60%는 트럼프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6월 CNN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31%가 가상의 정면 승부에서 트럼프나 바이든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원하지 않음에도 두 사람은 가장 유력한 내년 대선 후보가 됐다. 이에 대해 2016년 대선 당시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 캠페인에 참여했던 알렉스 코넌트는 “유권자들은 항상 여론 조사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원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은 현대 정치에서 현직의 힘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강화됐고, 이 두 후보 모두 사실상의 현직자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아이오와주에서 내년 1월15일 당원들만 참여하는 코커스(당원대회)로 첫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하고, 1월23일 뉴햄프셔주에서 일반 유권자도 참여하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치른다. 트럼프는 아이오와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경쟁자들을 평균 약 50%포인트 앞서고 있다.

다만 뉴햄프셔에서 전 사우스캐롤라니아 주지사 니키 헤일리가 트럼프를 바짝 추격하고 있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한 것이 바이든에게는 변수로 남아 있다.

트럼프의 재판이나 유죄 판결 여부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일 발표된 뉴욕타임스/시에나 대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유권자의 62%는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공화당 후보로 남아야 한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도파 의원들을 지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생겨난 단체인 '노 레이블스'는 독자 후보를 내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더힐에 따르면 노 레이블스 관계자는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286명의 선거인단을 대표하는 25개 주에서 승리할 수 있는 소위 '통합 티켓'(통합 후보)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그룹은 유권자의 34%가 트럼프와 바이든 간의 경쟁 구도에서 제3의 후보가 나오면 이를 지지할 것이라는 모델링을 인용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