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키신저와 자주 의견 충돌…치열한 지성 분명" 애도
한때 키신저 찬양하던 바이든, 타계 후에는 거리두기?…"이견 자주 있었다"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상원의원 시절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추종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그가 별세한 뒤에는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고인을 추모하는 성명을 내고 "나는 키신저 박사를 처음 만났을 때를 잊지 못할 것"이라며 "당시 나는 젊은 상원의원이었고 그는 국무장관으로서 세계 정세를 브리핑했다"고 회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력 전반에 걸쳐 우리는 자주 의견이 맞지 않았으며 자주 강한 (이견이) 있었다"며 "그러나 첫 브리핑 당시부터 그의 치열한 지성과 전략적 초점은 분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키신저 전 장관은) 공직에서 은퇴한 뒤에도 여러 세대에 걸쳐 가장 중요한 정책 논의에 자신의 견해와 아이디어를 계속 제시했다"며 "질과 나는 그의 아내인 낸시, 그의 자녀인 엘리자베스와 데이비드, 그의 손자들,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인 2007년 키신저 전 장관이 의회에서 연설할 때 극찬했다. 그는 당시 '이라크의 미래에 관한 위원회' 상원 청문회에서 키신저 전 장관을 소개하며 "그의 이름은 효과적인 미국 외교와 동의어"라며 "나는 미국에서 그가 최고의 전략적 사고를 지닌 사람 중 하나라는 사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발언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키신저 전 장관에게 자신이 많이 배웠다면서 수 차례 칭송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와 데탕트, 미국과 소련의 전략무기제한협정 체결,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들 간의 관계 강화, 북베트남과의 파리평화협정 등 세계 외교사의 중심에 있던 걸출한 인물이다.
하지만 중남미의 반공 독재 정권을 지지하고,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비밀리에 폭격하고, 파키스탄의 동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 대학살을 묵인하는 등 인권 침해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일각에서는 '처벌받지 못한 전범'이라는 강한 비판을 제기한다.
한편 이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키신저 전 장관의 별세에 관한 질문에 "모든 사안에 대해 여러분이 그와 의견이 일치했든 아니든 그는 수십 년 간 외교 정책 결정을 주도하고 세계 속 미국의 역할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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