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뷰]코로나 끝 보인다…WHO "사망자 최저+슈퍼백신, 종식 찬스"

"이보다 더 좋은 코로나19 상황 없었다…정부·기업·개인 노력 강구"
사망·환자수 감소, 집단면역, 개량백신까지…'新변이' 출현은 변수

편집자주 ...기자(記者)는 말 그대로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기자란 업의 본질은 ‘대신 질문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뉴스1뷰’는 이슈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이 더 이상 남지 않도록 심층취재한 기사입니다. 기록을 넘어 진실을 볼 수 있는 시각(view)을 전해드리겠습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타임스퀘어의 한 사업소 밖에 '마스크 금지' 간판이 세워져 있다. 2021.12.16/news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2019년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을 앞두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올여름을 지나면서 확산세는 뚜렷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개량백신까지 시중에 풀리기 시작하면서 지난 2년 반 '코로나19와 전쟁'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이제 대유행 끝이 보인다"고 "아직 그 끝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가시권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유행을 끝내기에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이 있었던 적은 없다"며 "지금 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더 많은 변이와 사망, 그리고 혼란과 불확실성으로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진에 따른 사망·환자수 뚜렷한 '감소세'

9일 (현지시간) 영국 로얄 리버풀 대학 병원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의료진을 응원하는 ‘보살피는 이들에게 박수를’ 이벤트서 박수를 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WHO에 따르면 2020년 3월 이후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주간 단위)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0년 3월은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 보고된 이래 전 세계로 본격 확산하던 시기다. WHO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9월 둘째주 사망자수가 전주 대비 22% 줄어든 1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아프리카(10%↑)를 제외한 △유럽(31%↓) △동남아(25%↓) △미주(22%↓) △서태평양(11%↓) △동부 지중해(10%↓) 등 5개 지역에서 감소세가 보고됐다. 특히 대유행 기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던 유럽 사망자수는 주목할 만하다. 12일 기준 주간 사망자수가 전주(5일 3150명) 대비 1043명으로 반토막났다.

사망자수와 더불어 환자수도 감소세다. 주간 환자수는 전주 대비 28%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국 환자수는 두 달간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영국 아워월드인데이터(OWID) 기준 지난 7월27일 4만213명을 기록한 이래 지난 11일 2만7792명까지 떨어졌다.

다만 WHO는 이 같은 지표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흐름에 따라 진단 검사 횟수가 줄어든 탓도 있다고 진단했다. 마리아 반 케르코브 WHO 기술팀장은 이날 "WHO에 보고된 감염 건수는 과소평가 된 것"이라며 "보고된 것보다 훨씬 많은 발병이 일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광범위한 자연면역…원형~하위변이 막는 '슈퍼 백신'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용 화이자(왼쪽)·모더나(오른쪽) 백신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최근 기존 원형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해 오미크론 변이(BA.1) 그리고 오미크론 하위변이(BA.4·BA.5)까지 예방하는 개량백신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자신감이 더해지고 있다. 여러 변이 확산 속 자연면역을 얻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방어벽이 한층 공고해지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오미크론 변이를 막는 1차 개량백신에 이어 BA.4와 BA.5를 겨냥한 2차 개량백신까지 추가접종용 2가 백신을 모두 선보였다. 영국은 지난달 15일 모더나 1차 개량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같은달 31일 화이자·모더나 2차 개량백신을,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2일 1차 개량백신 두 종과 12일 화이자 2차 개량백신을 각각 승인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3일, 올가을과 겨울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지난 2년만큼 기승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미국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연방 정부에 제출된 여러 연구소의 코로나19 예상 시나리오들은 초가을에 입원율이 안정적이거나 하락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개량 백신의 최근 승인과 최근 여러 새 변이 확산 속 면연력 증대 등의 이유가 언급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중들이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백신 접종에 대한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어 추가접종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집계에 따르면 1차 추가접종률 경우 60세 이상 83.9%, 18~59세 64.8%였다. 반면 2차 추가접종률 경우 각각 15.1%와 7.8%로 급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기준 지난 7일 미국 내 백신 완전접종률(2차접종)은 전체 인구 대비 70%에 달했지만 추가 접종률은 절반 수준이었다. 50세 이상 2차 추가접종 경우 대상자 3분의 1만이 정부 권고를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백악관 측은 "정부의 지속적인 백신 접종 권고들이 일부 사람들을 혼란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시인한 바 있다.

각국 보건 당국은 몇 달 내로 어떤 종류의 백신이든 상관없이 추가접종을 권고하고 나섰다. 에머 쿡 EMA 청장은 이날 "유럽연합(EU) 회원국마다 요구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 여러 선택권을 취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각자 부스터샷을 선택할 기회를 얻게 된다. 어떤 백신을 맞던 자신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늦가을, 예상치 못한 '신종 변이' 출현…최대 변수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전문가들은 늦가을 확산세가 다시금 반등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가장 큰 변수로 '새로운 변이 출현'을 꼽고 있다. 케르코브 팀장은 "오미크론의 다른 하위변이 심지어 또다른 우려 변이 출현으로 전 세계가 다른 시점에서 잠재적으로 대유행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바이러스는 많이 순환할 수록 변이할 기회도 더욱 많아진다"고 경고했다.

WP에 따르면 저스틴 레슬러 미 노스케롤라이나대 감염병학과 교수는 "올가을에 반반의 확률로 코로나19가 완만하게 재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오미크론과 같은 유행을 전망한 곳은 없다"고 밝혔다. FDA 역시 올가을 재유행을 예상하고 오는 12월1일쯤 절정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WHO는 이날 각국이 코로나19 억제에 필요한 조치를 다 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의료 종사자와 노인 등 고위험군 백신 접종에 집중하고 진단 검사를 지속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향후 재유행에 대비한 의료 물자 및 장비, 추가 인력 확보 등을 각국 보건 당국에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각국 정부가 정책을 면밀히 살펴보고 코로나19와 또 다른 대유행이 될만한 미래 병원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며 "우리는 대유행을 함께 끝낼 수 있지만 모든 국가와 제조업체, 지역사회 그리고 개인이 나서서 이 기회를 잡을 때만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팀장 역시 "유행이 잦아들고 확산세가 줄어들어도 우리는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우리는 지난 2년 반에 걸쳐 바이러스가 어떻게 적응하고 진화하는지를 알았으며 여전히 바이러스는 존재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발발 이래 이날 기준 WHO가 집계한 전 세계 누적 확진자수는 6억708만3820명, 누적 사망자수는 649만6721명이다. 전체 백신 접종횟수는 126억1348만4608회분이다.

14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발발 이래 전 세계 코로나19 주간 확진자수(confirmed cases)와 사망자수(deaths) 추이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 갈무리) 2022.09.14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