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이시바…자민당 양원의원 간담회서 총선 결과에 사과
비공천 의원 간접 선거자금 지원에 당 간부·총리 책임론…사퇴 요구도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지난달 실시된 일본 총선에서 4연속 '단독 과반 의석수 달성' 신화가 깨진 자민당이 7일, 3시간에 걸친 간담회를 열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국민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NHK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는 중·참의원 소속 의원 약 200명이 출석했다. 다음 주 소집 예정인 특별 국회 전에 선거 결과를 종합하고 정리하기 위한 자리였다.
단상에 선 이시바 총리는 "많은 동료가 의석을 잃는 결과가 되어 통한의 극치"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총재로 취임하고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은 '자민당에 국민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 부분을 개선하자'는 기대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취임 후 부족한 점이 많았다. 정말 깊이 반성하고 사과해야만 한다"고 말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이어 "경제 및 물가 대책, 노토반도에서 고통받는 분들을 위한 정책 등 국정은 한순간도 정체돼서는 안 된다. 국민의 목소리에 겸허히 귀 기울이고 확실한 진전을 위해 힘을 빌리고 싶다"며 당내 결속을 촉구했다.
이시바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총 191석을 차지해 기존 대비 56석을 뺏기고, 소수 여당으로 전락했다. 연립 공명당과 합쳐도 과반 의석수(233)보다 부족하다.
당 간부인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은 책임을 동감한다며 "수반 지명과 경제 대책, 내년도 예산 편성, 세제 개정 등 다양한 정책을 착실히 진행시켜야 한다. 여야당 가리지 않고 민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한 출석자에 따르면 간담회에서는 집행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와 더불어 "어찌됐는 얼마 안 가 이시바 총리는 사임해야 한다"는 사퇴론까지 제기됐다. 단 조기 사퇴를 요구한 것은 아오야마 시게하루 참의원 1명에 그쳤다고 도쿄신문은 보도했다. 대부분은 경질보다는 단결을 중시하는 분위기였다.
선거전 중,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됐다가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 출마한 의원이 대표로 있는 당 지부에 2000만 엔(약 1억8000만 원)이 지급된 일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안 그래도 안 좋은 여론이 더 험해지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설명과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연달았다.
하지만 정작 비공천 당사자인 히라사와 가쓰에이 의원은 "책임을 지는 방법이 사퇴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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