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한국, 선진국병 걸리지 않았다" 칭찬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기사, FT 기고문

세계은행/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은행(WB)의 인더밋 길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부총재가 최근 영국과 일본의 매체에 실린 기고문과 인터뷰 기사에서 한국이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난 국가라며 재차 칭찬했다. 이달 초 그는 비슷한 내용의 WB 보고서를 집필했는데, 이번 인터뷰에서는 '선진국병에 빠졌다'는 조선일보의 사설을 일축하면서 더 강하게 한국 경제를 옹호했다.

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 기사에서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성장의 슈퍼스타'와 거리가 멀다는 조선일보 사설에 대해 반박하며 "한국은 미래를 보고 있지만 과거가 성공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저소득 국가에서 출발해 고소득 국가로 진입했는데, 일본이 걸린 시간의 절반에 불과했다"며 "소득 만이 아니라 교육, 건강, 여성 참여 등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구구조와 에너지 등의 과제는 남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인도가 부유국 클럽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는 제목의 이코노미스트 기고문을 통해 한국을 중진국 함정 탈출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성장하다가 중진국 수준에 와서는 장기간 성장이 정체하는 현상을 뜻한다.

그는 한국이 투자에 초점을 맞춘 전략, 해외로부터의 기술도입, 인재풀 확장을 통한 혁신이라는 분야에서 모두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처음에 공공투자와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단순한 정책으로 시작해 1970년대 기업의 외국 기술 및 첨단 생산방식 도입을 장려하는 산업정책으로 변모했다"며 삼성의 성공 경로를 분석했다.

식료품을 취급했던 상사(商社) 삼성이 일본 기업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TV를 만들기 시작했고, 정부는 전문 인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국·공립대학에 목표를 설정하고 자금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 결과는 분명하다. 오늘날 삼성은 '혁신 파워하우스'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제조사이자 최대 메모리칩 제조사"라고 표현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FT 기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기사를 소개하며 "인더밋 길 세계은행(WB) 수석 이코노미스트(선임 부총재)가 한국을 중진국 함정 탈출의 대표 성공 사례로 언급했고 한국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을 조명했다"고 밝혔다.

길 부총재는 지난 1일 세계은행이 발간한 '2024년 세계개발보고서: 중진국 함정' 집필을 총괄했는데 보고서도 한국을 투자, 기술도입, 혁신 등 '3I 전략'을 성공시킨 '성장 슈퍼스타'라고 기술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