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방뇨' 중국인 "오염수 첫 방류 때부터 계획…자수 안 할 것"

"도쿄전력 및 일본 정부에 반성 요구"
日 의사, 현상금 9000만원 걸기도

일본 경시청은 지난 1일 야스쿠니 신사의 돌기둥에 'Toilet'(토이렛·화장실)이라는 붉은 글씨가 적혀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X 갈무리).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낙서·방뇨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남성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4일 이 남성은 일본 민영방송 TBS 계열의 뉴스네트워크 JNN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했다. 당신들(일본인)이 처음 '핵 오염수'를 배출했을 때부터 낙서하려고 계획했다"고 말했다.

JNN 기자가 구체적으로 낙서를 한 이유를 묻자 "도쿄전력이나 일본 정부에 진심 어린 반성을 요구한다"며 "중국 내 일부 사람들은 핵 오염수 배출에 반대한다고 하지만 진심으로 말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화가 났다"고 답했다.

또 기자가 '자수할 생각은 없느냐'고 하자 "필요 없다. 자수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내가 왜, 무엇을 자수하느냐"고 대꾸했다.

앞서 일본 경시청은 지난 1일 야스쿠니 신사의 돌기둥에 'Toilet'(토이렛·화장실)이라는 붉은 글씨가 적혀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바 있다.

이후 샤오훙수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한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서 한 남성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느냐"는 등의 말을 한 뒤 돌기둥에 소변을 보는 듯한 행동을 취한다. 뒤이어 빨간색 스프레이로 화장실을 뜻하는 영어단어를 적었다.

일본 경찰은 용의자로 한 중국인 남성을 특정하고 행방을 쫓았으나 이 남성은 사건이 드러난 1일에 이미 중국 상하이로 출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1000만 엔(약 880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에 따르면 성형외과 다카쓰 클리닉의 다카쓰 가쓰야 원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기물 손해가 문제가 아니다. 일본인의 자부심을 욕한 것"이라며 "영혼이 오욕당했다"고 적었다.

이어 "이 중국인을 잡아 넘기는 분에게는 현상금 500만 엔을 그 자리에서 드리겠다"고 썼다.

다카쓰 원장은 다음날 상금을 1000만 엔으로 올렸고, 해외 거주자의 경우 현상금을 해외로 송금해 주겠다고도 했다.

또 그는 "세계 어떤 나라에서라도 자신의 조상과 관련된 곳이 오줌을 받는다면 그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체포하라는 것이 아니라 빨리 경찰에 인도해 수사를 부탁하겠다는 것"이라고 현상금을 내건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 여론은 물론 일본 외무상도 "우리나라의 관계 법령에 반한다고 생각되는 행위를 시인, 조장하는 동영상이 작성돼 확산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이번 사건이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외국에 있는 자국민에게 현지 법률이나 법규를 준수하고 이성적으로 요구를 표현하도록 다시 한번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