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풍선이 둥둥…'총통 권한 축소' 대만 의회개혁법 통과 현장

민진당 의원들, 법안 쓰레기라면서 쓰레기 봉투 들고 나오기도

대만의 국회격인 입법원에서 과반을 차지한 야당 국민당을 저지하기 위해 민진당이 날린 풍선이 회의장 안을 돌아다니고 있다. 2024.5.28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대만에서 국회에 해당하는 입법원이 28일 총통의 권한을 축소하고 의회 권한을 확대하는 의회개혁법을 통과시키면서 집권 민진당과 제1야당 국민당 사이에 격한 충돌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의회개혁법 통과에 반대하는 민진당 의원들이 '법안 반대'라고 쓰인 거대한 풍선을 입법원 회의장 안에 띄우는 등 강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국회직권수정법'이라고 불리는 의회개혁법은 친중 성향인 국민당과 중도 성향인 제2야당 민중당의 협력하에 103명 중 58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민진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빨간색과 흰색, 파란색 풍선을 국민당 소속인 한궈위 대만 입법원장을 향해 날려 보냈다.

법안을 '쓰레기'에 비유하면서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온 장면도 목격됐다.

라이칭더 총통이 이끄는 대만 내각은 이 법안이 행정부와 입법부 간 권력 분립에 위배될 수 있다며 다시 의회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집권 민진당은 의회개혁법이 헌법에 저촉되지 않는지 헌법재판소에 해석을 요청하도록 의원들을 지원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내각은 입법원이 법안 재검토 요구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의무라고 강조했다.

입법원 바깥에서는 이른바 '파랑새 운동'이라는 반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현장에서도 의회개혁법에 항의하는 풍선이 떠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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