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토 전 日관방 "북한 반응과 타이밍 보면서 정상회담 추진해야"

"북한서 여러 반응 나와…타이밍 재서 회담 실현하고 피해자 귀국시키길"
북일 정상회담서 韓과의 연계는 언급 안 해…"美 외교 방침과 밀접"

관방장관 시절 가토 가쓰노부 일본 중의원.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 정부에서 4년간 북한의 납치 문제를 전담한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이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반응을 잘 살피며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집권 자민당의 '북한 납치 문제 대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는 가토 전 관방장관은 먼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정말 부끄럽고 창피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귀국하지 못한 북한 납치 문제 피해자는 총 12명으로, 2002년 5명이 귀국한 후로는 진전이 없었다.

가토 전 관방장관은 북한과 일본이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기로 확인한 '스톡홀름 합의(2014)'로 "교섭이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한편, 북한이 시간만 끌 우려도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북한은 정치 체제가 완전히 다른 나라"이기 때문에 통상적인 외교 교섭과는 전략이 매우 다르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조건 없이 정상회담 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표면 교섭은 멈췄지만 아베·스가·기시다 정권으로 이어지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움직여 왔다"고 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 대에 들어 톱끼리 회담이라고 구체적으로 표현했고, 북한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반응이 나왔다. 타이밍을 재면서 회담을 실현하고 모든 납치피해자 귀국으로 연결시키기를 바란다"고 했다.

가토 전 관방장관은 북한과의 대화가 일본이 다양한 형태로 공을 던지고 북한이 이에 반응하는 식의 의사교환을 반복함으로서 "광맥(鉱脈)"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기서부터 정상회담으로 연결짓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고 했다.

회담 추진에 있어 한국·미국과의 연계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느냐는 말에는 "지금까지의 북일 관계는 미국의 외교 방침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고 답했다.

또 올가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일본이 주도적으로 접근해 구체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납치 문제를 먼저 해결한 후 핵·미사일 문제와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물론 납치·핵·미사일 3개를 같이 해결해야만 한다"면서도 "납치 문제는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기시다 총리도 '시간적 제약이 있는 인권 문제'라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관계국들에 이해를 구하며 정상회담과 그 후 (납치 피해자들의) 전원 귀국으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했다.

납치피해자들의 가족 고령화로 일부는 사망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책임을 묻는 말에는 "정치는 결과다. 시간이 없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했다.

가토 전 관방장관은 향후 당내 납치 문제 대책본부장으로서 "일본 내에서 납치 문제에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는 운동을 펼치겠다"며 "국제적 연계를 강화하고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국내외적으로 탄탄히 하는 것이 역할이다"고 했다.

그는 "일본인은 납치 문제를 완전히 포기한 것도 아니고 관심이 떨어진 것도 아니라고 북한에 전달하는 역할의 한쪽 날개를 담당하겠다"고 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