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서 핵무기 사용?…日연구소 "최악 시나리오는 中의 대만침공"
日 나가사키대학 연구센터와 한미 싱크탱크가 공동 연구
대만 유사시 약 260만 명·북한 핵 공격 시 약 1만1000명 숨진다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 나가사키대학 핵무기폐기연구소센터(RECNA) 등 국제 연구그룹이 동북아 지역에서 핵무기가 사용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해 크게 5가지 시나리오를 정밀 분석했다. 최악의 상황은 중국이 대만을 무력침공하는 경우다.
니시니혼신문은 RECNA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모든 경우의 수가 수만에서 수백 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3일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1년부터 RECNA와 한미 싱크탱크 등이 공동연구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핵무기를 보유해 타국의 핵 선제공격을 단념하게 하는 '핵 억제력'이 어떤 위험성을 가지는지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객관적인 피해 규모를 수치화했다.
보고서는 핵을 보유한 미국·중국·러시아·북한 등의 핵 선제사용 및 테러리스트의 핵공격을 포함한 30가지 사례를 상정했는데, 이 중에서도 핵무기 수와 표적이 다른 5가지 사례에 대해 피해 상황을 예측했다.
이 중에서도 눈에 띄는 시나리오 3개는 ①국제적인 경제 제재에 위기감을 느낀 북한이 한국 연안 지역을 공격해 미국이 반격하는 경우 ②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긴장감에 러시아가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기지에 핵 공격을 하고 미국이 반격하는 경우 ③대만 유사시 미·중 간 핵전쟁이 촉발할 경우 등이다.
①번에서는 핵 무기가 총 3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사망자는 1만1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②번은 총 8발이 사용돼 일본과 러시아에서 29만 명이 사망한다.
가장 피해가 큰 경우의 수는 ③번. 중국이 '핵을 선제 사용하지 않는다'는 선언을 파기하고 미군기지에 핵 미사일을 쏴 미·중이 서로 핵 공격으로 응수한다는 시나리오다.
사용 예상되는 핵무기는 약 24발로 대부분이 일본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당시 사용된 폭탄을 웃도는 위력을 가지고 있으며, 최대 약 14배에 가까운 300킬로톤(㏏)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예상되는 사망자 수는 무려 260만 명에 달한다. 방사선 피해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9만6000~83만 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또 주일 미군기지가 공격받으면 '죽음의 재'로 불리는 방사성 물질이 서일본의 대기를 덮으며 동남아시아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다.
이밖에도 5가지 상정 사례 모두 피해 규모는 끔찍하다. 피해 지역 인구의 25~30% 전후가 희생되고 방사선의 여파로 수만~수십만 명이 죽는다.
RECNA가 지난 4월 공표한 최종보고서는 "강화된 핵 억지는 도리어 지역을 안전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아울러 지역의 긴장을 완화함으로써 단계적으로 핵 억제에서 탈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스즈키 다쓰지로 RECNA 부센터장은 "현실에서 (공격이) 일어난다면 시뮬레이션한 규모 안에서만 피해가 그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피폭자가 80년이 지난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는 것처럼 사회적·경제적 임팩트는 장기간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핵을 선제사용하면 "몇 시간에서 며칠 안에 세계적 핵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며 다국간 "리스크 저감을 목표로하는 한미일 교섭", "핵 선제 불사용을 포함한 미중간 대화" 등을 해결책으로 제안했다.
realk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