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 내주 개막…'5% 내외' 성장률 제시로 자신감 드러낼까

시진핑 3기 두번째 양회…경기 부양책 내놓을 듯
류젠차오 신임 외교부장 데뷔전 치를 듯…대만 발언 수위도 '관심'

중국 양회의 한 축이자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5일(현지시간) 오전 개막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입장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이 임박했다. 국정 자문기구인 정협은 오는 4일, 한국의 국회 격인 전인대는 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리며 약 열흘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시진핑 3기 체제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양회는 최근 중국 경제의 위기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어떠한 경기 부양책을 제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또한 지난해 '불륜설' 등이 제기된 후 친강 외교부장 실각한 후 신임 외교부장의 지명 여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중국, 5%대 성장률 고수…경기 부양책에 관심

양회의 관심포인트 중 하나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발표다. 경제성장률은 양회 개막 둘째날이자 전인대 개막일인 5일 오전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공개된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 등에서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 중반대로 예상하고 있지만, 중국은 5% 대의 성장률을 고수해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에 앞서 개최된 각 지방정부의 업무 보고에서 제시된 성장률 목표치는 대부분 5~6%대를 보여왔다. 중국과학원 예측과학연구센터는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3%으로 제시한 바 있다.

장쥔 중국 인허증권 수석 연구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 내외'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경제성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며 중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장쥔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2년 연속 급반락하면서 경기 하락 모멘텀이 약화됐고, 경제에 대한 부담이 줄어 안정적 경기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며 소비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인프라가 경제를 지탱하고 제조업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해 경제 회복 전망은 여전히 나쁘지 않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4.5~5% 사이의 경제 성장률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페이 중국 창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목표 수준을 달성했지만 이는 전년(2022년)의 낮은 성장률로 인한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 2년간 중국 경재 평균 성장률은 4.1%에 불과하며, 올해 경제 성장률은 4.5~5% 사이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만약 올해 경제 성장률이 5%에 도달한다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성장률이 4.5%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물가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며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한다면 일자리와 소득 지표 등은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양회에서 대외 개방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중국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예년 대비 강력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등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위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양회의 한 축이자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5일(현지시간) 오전 개막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류젠차오 데뷔전 치를까…대만 문제도 거론될 듯

외교가 안팎에서는 류젠차오 중국 대외연락부 부장이 이번 양회에서 정식 외교부장으로 지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회 기간 중 외교부장이 직접 내외신 브리핑을 주재하는데, 류젠차오 부장이 기자회견을 주재해 공식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브리핑은 중국 외교 정책의 기조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관심이 큰 대표적인 행사다.

지난해에는 친강 외교부장이 브리핑을 주재하고 미국에 대한 거친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특히 그는 대만 관련 질문이 나오자마자 책상에 놓인 붉은색 중국 헌법 책자를 들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고, 조국 통일의 대업을 완수하는 것은 중국 인민의 신성한 의무"라는 헌법의 서문을 낭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친강 외교부장이 지난달 6월 이후 자취를 감췄고, 7월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그를 외교부장에서 해임하면서 다시 왕이 외교부장이 재기용됐다. 왕이 외교부장은 친강 부장 이전에 무려 10년간 외교부장을 지낸 후 외사판공실 주임으로 영전했다.

만약 류 부장이 임명돼 브리핑을 주재한다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의 경우 양회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 대한 언급이 전혀 나오지 않았었다.

이와 함께 오는 5월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대만 통일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최근 대만해협에서 중국 어민 2명 사망을 계기로 양안 갈등이 재점화되는 만큼 높은 수위의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

장원셩 샤먼대 대만연구원 부학장은 "대만 독립 반대와 분열 반대 의제는 올해 양회의 관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대만 독립'이라는 모험에 대해 대륙(중국)은 어떠한 타협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