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기시다 정권, 직전 스가 임기 말과 유사"

4월 보궐선거 결과로 당내서 '재선'이냐 '새얼굴'이냐 가늠
중의원 해산은 6월이 유력…임금인상 등 정책 효과 노려 재선 시도

일본 국회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연설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2024.01.30/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2023년 끝내 중의원 해산 카드를 쓰지 못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올해에는 결심한 바를 실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13일, 기시다 정권이 직전 스가 전 총리 임기 말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 모두, 지진과 팬데믹을 이유로 새해 첫날 이세신궁(伊勢神宮)을 참배하지 않았다는 점부터 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이 공통적이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4월10일 방미 및 정상회담 일정 후 28일 나가사키 3구·시마네 1구·도쿄15구 중의원 보궐선거를 맞이한다.

선거 전망은 밝지 않다. 여당 자민당 내 불법 비자금 조성 사건으로 언론사별 내각 지지율은 정권 출범 이래 바닥을 기고 있다.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나가사키 3구는 부전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시다 총리를 끌어내리자는 움직임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대로 오는 9월 총재선거를 치르게 된다면 얼굴 교체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지율이 낮은 총리보다는 차기 중의원 선거의 간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궐 선거에 패한다면 그런 경향은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가 전 총리 역시 연이은 보궐선배 패배로 중의원 해산도 못하고 교체됐다. 한 자민당 관계자는 산케이에 "스가 (전) 총재에서 기시다 총재로 바뀌었을 때처럼 새 총재가 나오면 지지율은 올라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12일 태평양 도서국 피지 수도 수바에서 열린 '태평양 섬 각료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2.12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새 총재감도 부상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재가 지난달 28일 열린 한 강연에서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외무상의 수완을 호평하며 '포스트 기시다'를 의식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아소 부총재는 기시다 총리가 기시다파를 해체할 때 상담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여론조사 '차기 총리감 1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도 본격적으로 총재선 출마 의지를 밝히며 당내 세력 불리기에 착수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여당 내 한 간부는 기시다 총리의 재선을 위해서는 "당 총재선 전에 중의원을 해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리 전권인 중의원 해산권을 행사해 선거에서 이기면 그만큼 정권 운영에 탄력을 받기 때문에 분기점을 만들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단 지지율이 너무 심하게 떨어져 스가 정권 때처럼 당내에서 해산 반대 목소리가 나오거나, 자민·공명과의 3당 연합에서 이탈한 국민민주당이 야권과 협력한다면 기시다 총리도 해산 카드를 꺼내기 어려워진다.

야권은 일찍이 중의원 해산 대비에 나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유신회는 전날, 오사카에서 차기 중의원 선거 신인 후보를 대상으로 연수회를 진행했다. 후지타 후미타케 간사장은 "빠르면 예산성립이 끝난 4월, 또는 정기국회 회기 말인 6월"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측근을 인용해 '6월 해산'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기시다 총리가 주도한 감세 정책이 실시되고, 봄철 임금협상 종료 후 임금 상승이 체감되면 선거 승리와 총리 재선까지 노려볼만하다는 것이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