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불지마 하토야마"…'일본 무한책임론' 주장에 日누리꾼들 '발끈'

하토야마 방한해 "日, 무한책임 자세 가지면 한일 문제 해결 가능"
'돌아오지마'·'총리 만든 민주당 반성' 등 온라인서 비난 여론 확산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24일 전북 정읍시를 방문하고 세계평화 및 한일문화, 경제 협력 교류를 위한 특강을 하고 있다./2022.09.24 ⓒ News1 박제철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의 무한 책임'을 강조한 데 대해 25일 일본 온라인상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고 일본 매체 스마트플래시가 보도했다.

앞서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전날 방한해 전북 정읍시청이 주최한 강연에서 "한·일 관계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일본의 태도가 중요하다"며 "일본이 무한책임 자세를 가진다면 양국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소셜미디어(SNS)상에는 하토야마 전 총리 발언 내용이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그 결과 일본 트위터에는 '무한책임 자세', '하토야마 전 총리', '문제해결' 등이 실시간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매체에 따르면 누리꾼들 비난의 화살은 하토야마 전 총리를 향했다. 한 누리꾼은 "무한책임은 뭐야, 일본이 무한정 사과와 배상을 하라는거냐"라며 "까불지마 하토야마"라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무한 책임을 진다는 문제 해결은 없다"며 "무슨 말을 하는거야 이 남자"라고 쏘아붙였다.

이 밖에도 "이런 인물을 총리로 끌어올린 민주당 지지자들은 매우 깊이 반성해주길 바란다", "영구히 일본에 돌아오지마" 등 반응이 이어졌다.

하토야마 전 총리의 '무한책임론'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5년 8월12일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해 광장 추모비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이마를 바닥에 대고 엎드리는 일본식 최대 사죄 표현인 '도게자'(土下座)를 보여줬다. 유관순 열사가 수감됐던 감방에서 헌화도 했다. 이후 그는 공공연하게 '친한파'로 분류됐다.

그는 2019년 한국에서 열린 한 포럼 연설을 통해 "전쟁에서 패한 나라는 상대방이 더 이상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할 정도로 상대방에게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거듭 미안한 마음으로 무한책임론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았을 때도 거듭 일본의 무한책임을 강조했다.

야당 민주당 소속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 9월 총선에서 일본 역사상 최초로 단독 정당에 의한 정권 교체를 달성했다. 당시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는 자민당의 부정부패 척결, 관료정치 탈피 등을 외치며 대중의 폭발적 지지를 얻었다.

총선 결과 민주당은 전체 480석 가운데 308석을 얻으며 제1 당에 올라섰다. 다만 주일미군기지 이전 문제, 정치자금 스캔들, 중국과 어선 분쟁 굴욕 외교 등으로 민심을 잃고 취임 9개월 만에 물러나야 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2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해 추모비 앞에서 무릎 꿇고 절을 하고 있다.2015.8.1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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