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납치피해자 재조사 약속…이번에는 진짜?
-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북한과 일본은 지난 2008년 8월에도 납치피해자에 대한 재조사에 합의했지만 북한이 이를 번복한 적이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특별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납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특정 실종자에 대한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조사위원회가 설치돼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요코타 메구미씨의 아버지 시게루(81)씨는 "재조사에 합의했다면 진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재조사를 할 때 그 방법 등을 확실히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이어 "이번에야말로 피해자의 귀국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피해자는 고령화해 시간도 별로 없으므로 빨리 조사 결과를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998년 니가타현에서 한국으로 출국한 후 행방불명된 특정 실종자 나카무라 미나코씨의 어머니는 "믿을 수 없는 기분"이라며 "12년전의 납치피해자가 귀국하는 광경이 머리에 가득하다. 조사 결과를 기대하며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납북 후 일본으로 송환된 하스이케 가오루(56)씨 부부는 지지통신에 "이번 결정은 납치피해자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반드시 피해자가 귀국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최대한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귀국한 납북일본인 가운데 한 사람인 소가 히토미(55)씨는 "이번 보도를 접하고 매우 놀랐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총리의 진심이 느껴졌다."며 "이번에야말로 납치피해자 전원이 귀국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는데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정 실종자 후지타 스스무씨의 동생 다카시(56)씨는 "과거에도 북한이 납치피해자 재조사에 합의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는 대북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사를 이유로 제재 일부를 완화하면 북한의 시간벌이에 이용된다"며 "피해자가 일본으로 귀국하는 결과가 나온 뒤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 정부의 발표 직후 "아베 총리가 침체상태인 납치문제를 전면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과거에 재조사 합의가 뒤집혀진 경우가 있어 북한 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파악하기 힘들며 실제 진전이 있을지도 예측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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