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하얀 헬멧', 도망간 아사드 대통령에게 "비밀감옥 지도 내놔"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하얀 헬멧'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시리아 민간 구조대가 러시아에 도망간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게 비밀 감옥 지도를 내놓게 압박하라고 요구했다. 비밀 감옥이란 아사드 대통령이 자신의 반대자들을 가둬놓은 악명높은 사이드나야 감옥 내의 지하 감옥으로, 여기 갇힌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지도가 필요하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하얀 헬멧 구조대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국제 중재자를 통해 러시아가 아사드를 압박해 비밀 감옥 지도와 죄수 명단을 하얀 헬멧에 주도록 해 달라고 유엔에 요청을 보냈다"고 말했다. 2016년 유엔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하얀 헬멧은 촌각을 다투며 죄수들을 구조하고 있다.
지난 8일 시리아 반군은 수도 다마스쿠스로 진군하면서 악명높은 사이드나야 감옥을 열어 수천 명의 죄수를 구출했다. 그간 아사드 정부는 고문, 강간, 즉결 처형 등 인권 유린적 일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드가 타도된 후 감옥에서도 사라진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수천 명이 사이드나야 감옥으로 몰려들었다. 이 감옥에 구금됐는데 석방되지는 않은 경우 대부분 공식적으로 실종된 것으로 간주하여 왔다. 그리고 교도소 측에 뇌물을 주지 않고는 사망진단서도 가족에게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많은 가족은 일부 수감자들이 비밀 지하 감옥에 갇혀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사이드나야 감옥에는 밀폐된 문 뒤에 여러 지하층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아사드 정권이 타도됐지만 그 안에 갇힌 수감자들이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하얀 헬멧은 숨겨진 지하 감방을 찾으려 했지만, 실패하고 일단 수색 작업을 종료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한 전쟁 감시 단체는 약 3만명이 사이드나야에 구금되어 있었다고 보는데, 지난 8일 단지 6000명이 풀려났다. 나머지 2만명 넘는 수감자가 아직 안에 있다는 의미인데 그들은 최악의 고문을 당한 상태일 것으로 추정된다.
시리아인권관측소의 2022년 추정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시리아 교도소에서 고문 등 잔학 행위를 받으며 10만 명 넘게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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