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적" 네타냐후, ICC 체포영장에 항의…미국은 거부·EU는 구속력 인정
미국 "성급함과 절차적 오류에 깊은 우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모든 EU 회원국에 구속력 있어"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반유대주의적"이라며 항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실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ICC가 한 터무니없는 거짓된 행위를 이스라엘은 거부한다"며 "이스라엘 국민 옹호를 위해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ICC는 반인도적 범죄 및 전쟁 범죄 혐의로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ICC는 혐의와 관련해 공격이 시작된 최소 2023년 10월 8일부터 ICC 검찰이 체포 영장을 신청한 날인 5월 20일까지 네타냐후와 갈란트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공동 가해자로서 기근이라는 전쟁 범죄 및 살인, 박해, 비인도적 행위와 같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ICC는 또 이들이 의도적으로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지시한 이스라엘군의 상급자로서 형사 책임을 진다고 봤다.
이스라엘의 동맹인 미국은 ICC의 이번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이스라엘 고위 관리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ICC의 결정을 근본적으로 거부한다"며 "체포 영장 신청의 성급함과 절차적 오류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ICC의 결정은 모든 EU 회원국을 포함한 로마 규정 당사국에 구속력이 있다"는 입장을 냈다. 로마 규정이란 2002년 124개국이 서명한 ICC 설립 조약을 말한다.
이탈리아 또한 ICC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기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에 오면 체포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영국 총리실은 ICC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면서도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과 테러 조직인 하마스 및 레바논 헤즈볼라 사이에는 도덕적인 동등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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