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에 군시설 중심 보복 공격…확전 기로 선 중동(종합)

이란 공격 있은 지 25일만…"하룻밤 끝날 듯"
백악관 "자위권 조치 일환"…이란 대응 주목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게데라에서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의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에서 발사한 미사일에 크게 파손된 학교 건물 옆의 구덩이를 경찰이 살펴 보고 있다. 2024.10.0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이란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1일 이란의 공격이 있은 지 25일 만이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을 시작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 등으로 점차 전선이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동 지역은 이로써 또다시 '확전'이라는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정밀 타격을 실시 중"이라며 "이란 정권과 이 지역의 대리인들(하마스·헤즈볼라 등)은 지난해 10월 7일부터 7개 전선에서 이스라엘을 무자비하게 공격해왔으며, 이란 영토에서의 직접 공격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의 다른 모든 주권 국가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은 그에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이스라엘은) 방어 및 공격 역량이 완전히 동원됐다. 이스라엘 국가와 국민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이란 반관영 매체를 인용해 이란 수도 테헤란과 인근 카라지에서 이날 새벽 여러 차례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TV도 수도 주변에서 여러 차례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후, 이란의 정보 당국자는 국영TV에 큰 폭발음에 대해 "이란의 방공 시스템 활성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하마스·헤즈볼라 수장 등을 살해한 데 대한 책임을 물으며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쏘아올렸고,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 직전에 미국에 이를 사전 통보했다고 로이터는 미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리는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에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자위권 조치"의 일환이라고 입장을 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이란 석유·핵시설이 아닌 군사 목표물에 집중해 실시됐다.

NBC·ABC 뉴스를 통해 보도된 이스라엘 관리는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과거에 우리를 위협했거나 미래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것들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고위 관리 또한 현재까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군사적 목표물이 대상이고, 핵시설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1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이스라엘로 출발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2024.10.21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주 중동 방문 일정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확전을 피하기 위해선 표적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이란 타스님통신은 테헤란 석유 시설에서 화재나 폭발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국영 통신사 SANA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리아 중부와 남부 지역의 일부 군사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방공군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 골란고원과 레바논 영토 방향으로부터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 일부를 격추했다"고 SANA는 전했다.

이라크 국영 통신사 INA에 따르면 이라크는 "지역적 긴장으로 인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공항의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했다.

ABC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하룻밤 사이에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이란의 대응 또한 주목된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이란 측 관리 4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보복이 석유·에너지 인프라, 핵시설을 공격하거나 고위 관리들을 암살할 경우, 확실한 재보복이 가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군사 기지나 창고 등으로 공격을 제한한다면 이란은 아무 대응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은 올해 4월에도 서로 공격을 주고받은 바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시리아 주재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한 일을 계기로 4월 13~14일 무인기(드론), 순항·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사상 처음으로 보복 공격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같은 달 19일 이란 핵시설이 소재한 중부 이스파한에 재보복을 하고 나선 바 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