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물러서고 있다고?"…하마스, 美 협상 낙관론에 '격분'
전당대회 후 바이든이 한 발언 정면 반박…"잘못된 주장"
미국과 이스라엘이 내놓은 수정 협상안도 극렬 반대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자신들이 휴전 협정에서 물러서고 있다고 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말에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리고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찬성한 휴전 협상 수정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튀르키예 매체 에이에이닷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이 발언은 전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시카고를 떠날 준비를 하면서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 협정 조율이 아직 진행 중이고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이스라엘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마스는 이제 물러서고 있다(Israel says they can work it out…Hamas is now backing away)"고 전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 발언을 성명으로 반박했다. 하마스는 "바이든과 (미국 국무장관 앤서니) 블링컨의 발언은 오도된 것이며, 침략을 중단하고자 하는 우리의 진정한 입장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블링컨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의 발언이 "이스라엘 점령에 대한 미국의 (우호적) 편견과 가자지구에서 무방비 민간인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침략과 박멸 전쟁에 대한 완전한 공모의 일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19일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후 "이스라엘이 '가교 제안'(bridging proposal·수정안 의미)을 수용한다고 확인해 줬다"라며 "이제 하마스가 같은 조처를 할 차례"라고 밝혔다.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인질 석방을 위한 공동의 노력 속에서 미국의 이해에 감사한다"라며 "휴전 합의의 첫 단계에서 최대한 많은 생존 인질이 석방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바이든의 발언이 "이스라엘에 전쟁을 계속하라는 파란불을 켜준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 9번째 중동을 방문 중인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집트에 있다. 미국과 이집트와 카타르 등의 중재국들은 지난 15~16일 협상은 성과 없이 끝내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휴전 협상의 타결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는 최근 도출된 휴전 협상 수정안에 대해서도 반대해 협상이 험난할 것을 예고했다.
하마스는 자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31일 설명한 휴전안을 준수할 것이라면서 최근의 미국 수정안은 '이전 협상안에 대한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한 조건에 동의했다며 분개하며 이스라엘이 원안을 받아들이도록 중재국들이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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