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복 공격 재고·헤즈볼라 단독 행동"…긴장 고조 속 여러 관측(종합)

이란, 미국 압박으로 보복 공격 재고 중?
사이버공격 등 다방면의 보복으로 이어질 수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6일 (현지시간) 테헤란에 있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성지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4.07.0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란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방식과 규모 등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고 CNN 방송이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이 보복 자체를 재고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이란의 대리 세력인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독자적으로 공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복수의 미국 관리들은 앞으로 며칠 내에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란이나 헤즈볼라 가운데 누가 이를 주도할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여전히 대응 범위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이며, 헤즈볼라가 이란에 통보하지 않고 단독 행동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한 서방 관리는 CNN에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텔아비브를 방문해 벤구리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스라엘의 방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미국이 보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3.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란, 미국 압박으로 보복 공격 재고 중?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며칠간 집중적인 외교전과 군사력 과시를 병행했고 이에 이란이 보복을 재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제거당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아닌 영빈관에 사전 설치됐던 폭탄에 의해 사망했다고 결론이 내려지면서다.

관리들은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을 철회할 수 있으며, 이란 또한 과거 제3국에서 비슷한 방식의 공격을 자행한 적이 있음을 언급했다.

미국의 해·공군력 증파 예고 또한 이란을 재고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WP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분석했다.

레바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6일(현지시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 공습을 받아 숨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의 추모 연설서 “어떤 결과가 되든 이스라엘에 보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08.07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날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도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이 다방면에 걸친 공격 방침을 재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수일간 중동 우방국들을 통해 이란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재고하도록 로비를 벌였다.

이들 우방국들은 이란 측에 '대규모 보복 공격은 긴장만 고조시키고, 이란과 이스라엘 양국 간 직접적으로 대치하게 하는 위험이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또한 미국은 이스라엘의 하니예 암살은 폭탄에 의한 것이란 점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은 처음에는 이를 부인했지만 점차 더 미국 정부의 생각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 시민이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았다면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공격 계획을 재평가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폴리티코는 미국 관리들은 이란이 하니예 암살에 대해 향후 모종의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란이 기존 방침을 재조종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즉각 공격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 단독 행동 가능성

대응 방법을 망설이는 이란과의 조율 없이 헤즈볼라가 독자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복수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헤즈볼라가 이란보다 더 빠르게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며칠 내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이 이스라엘과 붙어 있기 때문에 이란에 별다른 통보 없이도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과 헤즈볼라가 현재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과 관련해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며, 일부 관리들 사이에서는 두 세력의 의견이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고 밝혔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28일 (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당선인의 승인장 수여식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사이버공격 등 다방면의 보복으로 이어질 수도

이란의 보복은 단일 사건이 아니라 수 주에 걸쳐 전개될 수 있다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인 알 아라비야는 전망했다. 알 아라비야는 사이버공격 또한 무수한 선택지 중 하나라고 전했다.

UCLA 버클리 국제관계센터의 달리아 다사 케이 수석연구원은 이란이 미국의 개입을 유발하는 방식의 대응을 피하고, 이스라엘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보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복의 '적당한 선'을 찾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실패한 지난 4월의 공격보다는 강해야 하지만,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을 만큼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국제문제 대학원 부교수인 토머스 주노는 "아주 민감하고 위험한 부분에서 이란과 헤즈볼라는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7일 이슬람협력기구(OIC) 57개 회원국은 이란의 소집 요청에 따라 외무장관급 회의를 열었다. 이날 5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하니예 암살은 이란의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이 같은 행위가 중동지역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관들은 성명에서 "불법 점거 세력인 이스라엘에 이 극악무도한 공격의 책임을 돌린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OIC 회의에 참석한 여러 국가와 접촉해 왔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확전은 이 지역이 직면한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는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다고 믿었고, "모든 당사국이 이란에 분쟁을 격화시키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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